정성호 법무부장관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수사-기소 분리’ 검찰개혁 기조에 사실상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을 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행정안전부(행안부) 산하에 두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검경 수사권조정까지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정 장관은 27일 ‘수사-기소 분리’ 체계로 확실히 전환하겠다고 해명했지만, 발언의 주요 내용은 검찰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여 검찰개혁의 물줄기를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한 것.
이런 가운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28일 논평을 통해 정성호 장관의 발언을 강하게 규탄하면서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재천명하고 지체없이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사법감시센터는 이와 관련 “이재명 정부는 수사통치 끝에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정권이 파면된 후 내란 극복을 위해 들어선 정부”라면서 “이재명 정부는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통한 검찰개혁 원칙을 천명하면서 등장한 것이다. 수사-기소 분리에 역행하는 법무부장관의 발언을 규탄하며, 법무부장관은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재천명하고 지체 없이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중수청을 행안부 소속으로 두겠다는 더불어민주당과 국정기획위원회의 국정과제인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반대 입장을 국회에서 밝혔다”면서 “중수청이 행안부 산하가 되면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중수청 등 ‘1차 수사기관들의 권한이 집중돼 상호 인적 교류가 가능한 상태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1차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산하에 있어 사법적 통제가 어렵고 ‘상호 인적 교류’를 통해 권력이 비대화될 것이라는 근거로 중수청을 행안부가 아니라 법무부 소속으로 두자는 취지로 읽힌다”면서 “이러한 주장은 기존 검찰의 주장과 일치하는데, 법무부와 검찰청의 관계가 행안부와 경찰청의 관계와 동일한 구조라는 전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또 “법무부와 검찰청의 관계를 전제로 현행 검찰권의 문제 상황을 그대로 행안부와 수사기관과의 관계에 대응할 때 가능한 단순 논리”라면서 “행안부와 경찰청(국수본)의 관계는 법무부와 검찰청의 관계와 동일하지 않다. 또한 법무부가 여전히 검찰에 장악되어 있고, 탈검찰화 역진 방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지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상호 인적 교류’가 야기할 문제는 오히려 중수청을 법무부 소속으로 둘 경우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사법감시센터는 “정성호 장관의 ‘현재도 경찰청장이나 국수본부장에 대해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 대통령이나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휘할 수가 없다. 민주적 통제의 관점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발언은 이러한 우려를 깊게 한다. 법무부장관의 지휘권을 통해 검찰의 기소권 행사를 넘어 중수청 수사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법무부장관이 검찰과 사실상 한 몸으로 검찰을 비호해온 그간의 적폐를 간과하는 위험천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법무부를 통해 검찰과 유착 관계(민정수석 - 법무부장관 - 검찰총장)를 형성하고 수사에 영향을 미쳐, 검찰은 정권에 비판적인 세력에게는 강압 수사, 무리한 기소를 하는 반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서는 사건을 암장하는 수사를 해왔다”면서 “이는 정상적인 검찰권의 운영형태가 아니다.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내렸으나, 특검 수사로 40여 일 만에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지는 윤석열-김건희 연루 범죄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계속해서 “정성호 장관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의 검찰 수사 인력을 그대로 법무부 산하에 유지하는 것이 된다”면서 “이는 향후 검찰개혁의 성과를 되돌려 무소불위의 검찰권 복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될 수 있어서 매우 우려스럽다. 정 장관은 전건송치, 검사의 수사지휘권 등을 이야기하며, 심지어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단행된 수사권조정까지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검경 수사권조정은 경찰에게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을 줄임으로써 수사-기소 분리의 초석을 놓았다. 수사-기소 분리는 최종적으로 검찰 내 직접 수사인력의 분리를 요소로 한다. 이것이 지연되면서 검찰 내 직접 수사인력이 그대로 온존되었고, 이는 윤석열 정권에서 이른바 ‘시행령 통치’를 통해 검찰의 수사권이 사실상 복원되는 계기가 되었다. 수사권조정이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의 추가 조치들이 이뤄져야 할 때 제대로 되지 않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이 짊어져야 했다. 그 과정에서 법무부의 잘못된 방향의 업무 추진도 적지 않았다.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이재명 정부에서 어떻게 진척되고 있는지부터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윤석열 정권은 검찰권을 발판 삼아 수사통치 전횡을 일삼았고, 그 끝은 아슬아슬하게 진압된 내란이었다”면서 “내란사태를 끝내기 위해 시민들은 윤석열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했고 이는 곧 ‘검사의 나라’에 대한 파면을 의미했다. 시민들은 더 이상 윤석열식 수사통치를 원하지 않는다. 검찰의 수사-기소 완전 분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지금 법무부장관이 해야 할 일은 검찰 비호가 아니라 수사-기소 분리가 실효적으로 시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단행해 법무부 본연의 법무행정 전문성을 높이고 검찰개혁의 이행 주체가 될 기본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법감시센터는 이 같이 강조한 후 “검찰개혁에 역행하는 근거를 들며 검찰의 수사권, 수사지휘권 등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미 제도화되어 운영되고 있는 수사-기소의 분리를 되돌리자는 것이어서 소관 장관의 발언으로 매우 부적절하다 아니할 수 없다”면서 “검찰개혁은 검찰이 수용할 만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수긍할만한 것이어야 한다.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를 이행할 법무부의 시행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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