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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범죄 자금 추적의 핵심 단서인 ‘관봉권 띠지’를 스스로 제거·폐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문이 일고 있다. 김경호 변호사(법률사무소 호인 대표)는 오는 9월 24일 유성경찰서 고발인 조사 과정에서 서울남부지검 소속 김정민·남경민 수사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관봉권 띠지, ‘금융 DNA’의 소멸
사건의 핵심은 2023년 12월 전성배 씨 은신처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현금 1억6,500만 원이다. 이 중 5천만 원은 한국은행에서 막 발행된 신권 다발로, ‘관봉권 띠지’와 비닐 포장, 스티커가 그대로 붙어 있었다. 띠지에는 자금의 출처와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고유번호와 바코드가 기재되어 있어 ‘금융 DNA’라 불릴 만큼 결정적인 증거로 꼽힌다.
그러나 담당 수사관들이 이를 임의로 제거·폐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수사팀은 한국은행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띠지가 없어 지급 내역을 특정하지 못했고, 자금 추적은 결국 실패했다. 김 변호사는 이를 두고 “수사기관 스스로 수사의 심장을 멈추게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령 위반 여부와 직무유기 적용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죄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포기하거나 유기할 때 성립한다. 김 변호사는 “압수물 원형 보존 의무는 형사소송법과 검찰압수물사무규칙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며 “관봉권 띠지 폐기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직무 자체를 의식적으로 방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규칙 제3조는 압수물이 멸실·훼손되지 않도록 성실하게 관리할 주의의무를 명시하고, 제17조는 현금과 같은 특수압수물의 원형 보존을 강조한다. 김 변호사는 “수사관들이 관행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위법한 관행은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고발은 두 수사관 개인의 책임을 넘어, 검찰 조직 전반의 관리 부실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김 변호사는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 직무를 저버려 사법 정의 실현을 가로막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그는 앞서 지난 9월 12일 두 수사관을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로 고발한 바 있으며, 이번 직무유기 고발은 후속 조치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압수물 관리 미비를 넘어 형사사법절차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로, 사법 신뢰 회복 차원에서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약 직무유기 혐의가 인정된다면, 검찰 내부의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대대적 개선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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