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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 주] 2017년 11월 당시 LH공사 박상우 사장은 국민의 개인정보보호와 집배원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스마트우편함을 도입한다고 알린 바 있다. 기존 우편함은 우편물 분실·훼손, 개인정보 유출, 광고성 전단지 투입, 등기우편물 배달 불가 등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LH와 우정사업본부는 인터넷·통신 기능이 연결돼 집배원 등 지정(등록)된 사람만 우편물을 넣을 수 있고 거주자는 본인 우편함의 우편물만을 찾아갈 수 있게 스마트우편함을 도입했다. 7년이 지난 현재,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우본)와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익적 목적으로 추진된 ‘스마트우편함 사업’을 특정 회사에 특혜를 주기 위해 시방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마트우편함은 등기우편물과 소포의 비대면 송달 확인을 가능케 하는 혁신적 기술로 국민 안전과 집배원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개발된 공익사업이다.
스마트우편함개발사인 (주)브이컴은 11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들고나왔다. 동사는 LH가 지난 2018년경 의욕적으로 스마트우편함을 도입하겠다고 천명하자 이에 발맞춰 개발을 완료한 바 있다.
(주)브이컴이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우본과 LH 담당자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제공할 목적으로 사업의 핵심 기술규격(시방서)을 조작하였으며 그 결과 공익사업이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들이 전국 LH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브이컴의 자료를 종합하면 최근 LH 위례자이 더 시티 현장에서 설치된 ‘택배 보관함’은 핵심기능인 등기 바코드 인식·사용자 인증 등이 빠져 있었다. ‘누가·언제·어떤 등기를 넣고 꺼냈는지’를 증명데이터로 남기기 어렵고 등기 비대면 송달의 법적 근거도 흔들린다.
실제 관리사무소가 붙인 안내문에는 “우리 아파트 세대 우편물이 훼손되거나 분실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면서 “남의 우편물에 손을 대다가 자칫하면 큰 벌을 받을 수도 있다. 부모님들께서 어린이들에게도 지도하여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히고 있었다. 형법 제316조(비밀침해), 우편법 제48조(우편물 개봉·훼손의 죄) 관련한 경고였다.
이 때문에 등기의 경우 ‘수취인과 전화 협의 후 투입’ 같은 편법으로 처리돼, 무인우편물보관함(우편법 시행령 제43조 특례) 영역에 가까워진다. ‘스마트우편함’과 ‘택배 보관함’의 법적 구분이 현장에서 모호해지고, 개인정보·분실 리스크가 커진다.
핵심 기술 ‘바코드 리더기’ 삭제…시방서 조작 정황
우본이 2018년 6월 처음 고시한 「스마트우편함 설치 기술규격(시방서)」(공고 2018-65호)에는, “제어부에 바코드 리더기를 장착해 등기우편물의 정확한 정보를 저장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불과 4개월 뒤 개정된 2018-111호 공고에서는 바코드 리더기가 ‘필수’에서 ‘권장’ 기능으로 격하되었다. 우본은 권익위 조사 시 바코드 리더기가 필수라고 정해져 있는 공고 2018-65호 시방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LH공사 부당 행정처리에 대하여 이의가 제기되자 이번에는 2018-111호 즉 바코드 리더기는 ‘권장’ 기능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바코드 리더기가 장착되어야만 해당 세대 우편물의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방서 조작 가능성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또 우본의 이 같은 시방서 변경 또는 조작으로 특정 택배함 업체(H사)가 수혜를 입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로 H사는 전국 LH 현장의 80% 이상을 독점 공급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LH 위례자이 더 시티, “등기송달 불가”…주민 불안 ↑
택배 보관함 형의 문제점은 현장에서 직접 확인 할 수 있었다. LH가 설치한 위례자이 더 시티에 설치되어 있는 택배 보관함 형은 바코드 리더 기능이 없어 등기 송달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우편물 분실과 개인정보 노출 위험에 시달리고 있으며, 관리사무소는 형법 제316조(비밀침해) 및 우편법 제48조(우편물 훼손) 위반 경고문까지 게시한 상황이다. 이는 스마트우편함의 본래 취지와 정반대의 결과다.
국정감사와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우본과 LH는 “개인정보 동의 확보의 어려움”과 “전기료·통신비 부담” 등을 이유로 핵심기능 배제를 정당화하려 했으나, 시범사업 당시 조사에서는 96.1%의 이용자 만족도가 확인된 바 있다.
LH는 ‘무인택배함’을 ‘스마트우편함’으로 둔갑시켜 자체 시방서를 작성했고, 이 과정에서 특정 기업에 90% 이상 일감을 몰아주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우편법 시행령이 규정한 스마트우편함과 무인보관함(택배함)의 법적 구분을 무시한 위법 행위라는 지적이다.
결국, 공익적 사업이 특정 기업 사익 추구의 도구로 변질되면서, ▲국민 안전 위협 ▲공공 우편 서비스 마비 ▲시장 공정성 훼손이라는 삼중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개발업체인 ㈜브이컴은 이날 기자간담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우본과 LH의 시방서 조작 및 특정 기업 특혜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위법하게 설치된 스마트우편함에 대한 전면적 시정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한 시장 질서를 회복하고, 국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합동실사단 구성이 필요하다”면서 “스마트우편함은 단순 상업적 제품이 아니라 국민 생활 안전망이자 집배원 근로 환경 개선의 핵심 기반 시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기관이 ‘지인 회사’를 위해 규정을 왜곡하고 공익을 저버린 정황이 드러난 만큼, 이번 사안은 철저한 수사와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마트우편함은 비대면 시대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할 공익사업이다. 이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표준·시방서 거버넌스, 조달·검증 체계, 현장 안전·개인정보 보호 설계 전반의 재점검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명확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 현장 안전성 검증이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14일 국회에서 올해 국정감사가 각각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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