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대남공작조직인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과 수년간 해외에서 회합하고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대표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025년 12월 24일 국가보안법 위반(회합·통신 등) 및 국가보안법 위반(편의제공) 혐의로 기소된 하연호 대표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대법원 2025도13006 판결).
하 대표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 하노이와 중국 베이징(북경), 장사, 장가계 등지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대남공작원 A씨와 여러 차례 회합하고, 회합 일정 조율과 국내 주요 정세 보고 등을 위해 이메일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화교류국은 대한민국 정치·관계, 사회·문화·종교계 및 시민단체 인사들을 포섭해 지하조직을 구축하고, 이른바 ‘남조선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이를 매개로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목표로 하는 북한의 핵심 대남공작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하 대표와 접촉한 A씨는 1980년대 초반 북한 대남공작원으로 선발돼 장기간 공작 활동을 해온 인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하 대표는 A씨와의 이메일 교신 과정에서 해외 회합 일정 조율뿐 아니라 국내 주요 정세 보고, 반미자주와 평화협정 체결 등 북한의 주장을 선전·선동하는 취지의 내용, 공작금 수수 방법 등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통신·연락과 편의 제공 부분은 의례적·사교적 차원의 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검찰과 피고인 양측 모두 항소했다.
2심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통신·연락 부분 중 일부를 추가로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해당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국가보안법 위반(회합·통신 등)죄 및 국가보안법 위반(편의제공)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북한 대남공작조직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정보 교신 행위가 국가안보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미치는 위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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