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노동조합 위원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직접 문서를 위조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범죄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방법원 제5-2형사부(재판장 이종록)는 지난 2025년 11월 28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선고 2025. 11.28 2025노40)
쟁점은 ‘누가 위조했는가’
이 사건은 2020년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 설립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의 명의가 도용된 가입원서가 제출됐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검찰은 피고인이 과반수 노동조합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B·C 명의의 가입원서를 직접 위조하고, 이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해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명의자들의 동의 없는 작성 ▲피고인의 진술 번복 ▲조합 규모 대비 가입 경위 기억 불분명 ▲조합비 대납 정황 등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의 대원칙인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를 분명히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입원서가 위조된 것으로 보일 여지는 있으나, 그것이 피고인에 의해 직접 위조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인 외에도 조합원 모집 활동에 관여한 집행부 구성원 등 제3자가 위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조합 설립 당시 위원장뿐 아니라 부위원장, 사무국장 등 여러 집행부 인사가 조합원 모집에 관여했고, 가입원서 역시 다양한 경로로 수합됐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됐다.
필적감정도 ‘결정적 증거’ 못 돼
항소심에서 실시된 필적감정 결과 역시 유죄의 결정적 근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감정 결과는 “피고인의 필적과 유사하다”는 수준에 그쳤고, 재판부는 원본이 아닌 사본에 대한 감정 한계 필압·필세 등 핵심 요소 관찰 불가 가입원서 간 필체 차이 등을 이유로 확신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필적감정을 요구한 점은 위조범으로 단정하기 어렵게 하는 사정”이라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설령 피고인에게 가입원서를 위조할 동기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동기는 조합 설립에 관여한 다른 인물들에게도 동일하게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제 된 가입원서 작성 시점이 과반수 노조 이의신청 이전이라는 점도 피고인의 고의성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가입원서를 위조하고 행사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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