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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습데이터 인권 기준 외면”… 시민사회, 헌재 ‘출입국 생체인식 시스템’ 각하 결정에 유감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3/04 [05:20]

“AI 학습데이터 인권 기준 외면”… 시민사회, 헌재 ‘출입국 생체인식 시스템’ 각하 결정에 유감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3/04 [05:20]

▲ 헌법재판소 자료사진    © 법률닷컴 

 

디지털정의네트워크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정보인권연구소, 참여연대는 3일 공동논평을 내고, 법무부 출입국 AI 식별추적 시스템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각하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중대한 인권 침해 가능성을 외면한 무책임한 판단”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2월 26일, 법무부가 추진한 ‘출입국 생체인식 AI 식별추적 시스템 개발사업’과 관련해 제기된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이 사업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추진되며 내국인 5,760만 건, 외국인 1억 2천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와 얼굴사진을 민간기업에 제공해 AI 알고리즘 학습데이터로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목적 외 활용…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청구인들은 출입국 심사 목적으로 수집·보관된 사진과 개인정보가 민간기업의 AI 개발에 사용된 것은 목적 외 이용에 해당하며, 이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헌재는 해당 사업이 종료됐고 안면데이터도 파기된 만큼 권리보호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위헌 여부에 대한 실체적 판단 없이 형식적 이유로 각하한 것은 대규모 인권 침해 의혹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데이터가 이미 파기됐다는 사정이 오히려 위헌성 판단의 필요성을 강화하는 요소임에도, 이를 권리보호이익 소멸의 근거로 삼은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는 “안면데이터 활용 그 자체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구조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동일·유사 사업의 반복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 시대 국가의 인권 보호 책무 협소 해석”

 

헌재는 또 안면데이터 활용을 금지하는 입법을 마련해야 할 국가의 작위의무를 헌법에서 직접 도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헌법상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국제인권규범에 따른 국가의 보호의무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AI 기술이 일상과 노동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를 AI 고도화 사업에 활용할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헌재가 인공지능 시대 인권 기준을 제시할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항 등 공공장소에서 얼굴·동작 등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식별·추적하는 시스템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뿐 아니라 일반적 행동자유권, 집회의 자유 등 기본권 행사 전반에 위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알고리즘만 남기고 데이터와 처리 기록을 모두 파기한 채 책임을 회피한 국가의 행위가 헌법적 판단조차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며 “향후 경찰 등 법집행기관이 유사한 생체인식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헌법적 정당성을 계속해서 묻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는 “통제받지 않는 국가 권력과 AI 기술의 결합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AI 학습데이터 처리에 대한 명확한 인권 기준과 투명성, 책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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