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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간병살인’ 판결 경향, 집행유예·감경 비율↑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6/03/09 [12:38]

반복되는 ‘간병살인’ 판결 경향, 집행유예·감경 비율↑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6/03/09 [12:38]

최근 용인에서 발생한 80대 치매 노포 폭행치사 사건이 다시 한 번 간병살인의 사회적 비극을 조명하고 있다.

 

▲ #수원지법 #수원지방법원 #법원     ©법률닷컴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항소 2-1(김민기, 김종우, 박광서 고법판사)는 지난 6일 존속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50A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형인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홀로 병간호하며 극심한 부양 부담을 겪은 점, 유가족 대부분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피해자 발견 직후 적극적으로 구호 조치를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이 사건은 간병살인판결의 전형적 양상을 보여준다. 고령화와 돌봄 공백이 심화되면서 치매, 뇌졸중, 장애 등 중증 환자를 가족이 독박 간병하다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사례는 매년 13~17건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법원의 양형의 대체로 감경 및 집행유예 쪽으로 기울고 있다.

 

구체적으로 법조계와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이후 간병살인 사건 중 약 36~38%가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추세다. 재판부가 독박 간병의 절망감, 무망감, 경제적 파탄등과 국가적 돌봄 체계 미비로 인한 개인 비극이라는 인식이 양형 감경 사유로 적극 반영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최근 사례에서도 법원은 지난 2월 선고된 경기 포천 치매 어머니 흉기 살인 사건에서도 7년 넘게 모친 간병했던 점 등을 참작해 피의자 남성에게 검찰 15년 구형보다 대폭 감경된 징역 5년을 선고했으며 비슷한 시기 28년간 중증 장애 딸을 간병하다 살해한 60대 여성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처럼 법원은 존속살해죄의 무거운 법정형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을 유지하면서도 심신미약, 자수, 탄원, 장기 간병 부담 등 이유로 감경 및 집행유예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간병살인일 경우에도 명백히 계획적 이거나 잔인한 수법 등으로 인한 것이라면 고의성이 인정돼 실형이 확정되는 경우가 많으며 생명 경시가 너무 관대하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간병살인은 단순 범죄가 아니라 사회적 돌봄 공백의 극단적 단면이라며 공공 간병 지원 확대, 치매장기요양보험 제도 강화, 가족 돌봄 부담 완화 정책 등을 촉구하고 있다.

 

고령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한국에서 간병살인은 더 이상 개별 가정의 비극으로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가 됐다. 이번 용인 사건처럼 홀로 간병하다 발생하는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국가 차원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률닷컴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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