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교민 살해와 마약 유통 등 각종 강력범죄를 저지르며 ‘마약왕’으로 불려온 박왕열이 9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정부는 이번 송환을 계기로 초국가 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재확인하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박왕열은 이날 새벽 아시아나항공 OZ708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송됐다. 항공기는 오전 6시 34분께 도착했으며, 박왕열은 경찰과 법무부 관계자들의 호송을 받아 곧바로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이동했다.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 바콜로드 인근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이후 현지에서 복역 중이던 가운데서도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번 송환은 한-필리핀 간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임시 인도’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9년 넘게 교착 상태였던 송환 절차가 최근 급물살을 탄 배경에는 정상외교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필리핀 방문 당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박왕열의 신병 인도를 직접 요청했고, 이후 약 3주 만에 송환이 성사됐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외에 숨어있는 범죄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수차례 외교·사법적 노력에도 난항을 겪어왔던 사안이 대통령의 결단력 있는 정상외교로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박왕열 압송 직후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공범 여부와 범죄수익 흐름을 끝까지 추적하고, 마약 유통 조직의 실체를 규명해 엄정 처벌하겠다는 계획이다.
강 대변인은 “앞으로도 초국가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며 “범죄자가 지구상 어디에도 숨을 수 없도록 국제 공조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부와 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박왕열 신병 확보 즉시 사법 절차를 진행하며, 조직 범죄 전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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