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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이하 중처법) 시행 4년 차이자 이재명 정부가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처벌 강화와 예방 정책을 총동원하고 있음에도, 중대산업재해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노동계는 “처벌이 실효성 없이 솜방망이 수준”이라며 근본적 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2025년 7~12월) 중대산업재해로 경영책임자 형이 확정된 사업장은 전국 22곳이다. 이 중 경기도 사업장 2곳과 도내 건설 현장 2곳이 포함됐다.
구체적 사고 사례는 다음과 같다. 2024년 4월 화성시 향남읍 제일산업 공장에서 노동자 A씨가 산업용 로봇(큐빙기) 하단에 들어가 작업하다 로봇 본체와 컨베이어 벨트 사이에 끼여 숨졌다. 사업주는 안전 울타리 미설치, 로봇 작동 중 확인 작업 시 운전 정지 미실시로 중처법 위반이 인정됐다.
같은 해 6월 화성시 팔탄면 (주)브로텍에서는 노동자 B씨가 작동 중인 압출기 점검 중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대표이사는 정비 작업 시 기계 정지 미실시, 안전문 방호장치 해체·사용 정지 관리·감독 소홀로 책임을 졌다.
건설 현장 사고도 잇따랐다. 2023년 8월 안성시 옥산동 ‘안성아양지구 폴리프라자 신축공사’ 현장에서 동바리 붕괴로 베트남 국적 형제 노동자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시공사 바론건설(주)은 설계 변경 후 구조 검토 미실시, 분산 타설 지도·감독 소홀로 유죄를 받았다.
2022년 3월 고양시 ‘지축로로 프라자2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이동식 크레인 철근이 떨어져 노동자 E씨가 사망했다. 건륭건설(주) 대표이사는 작업계획서 작성과 작업지휘자 지정 미이행으로 처벌됐다.
그러나 22개 사업장 원·하청 경영책임자 24명 중 실제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단 1명에 불과했다. 22명은 징역형 집행유예, 1명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함께 받았다.
중처법 시행이후에도 계속되는 산업재해 발생에 이재명 정부는 “산재와의 전쟁”을 선언했음다. 그럼에도 2025년 산업재해 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589명) 대비 16명 증가했다. 중처법 시행(2022년) 이후 3년 만에 감소세가 꺾인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반기별로 유죄 확정 사업장을 공표하고 기업 이름을 공개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사고는 제조업·건설업 중심으로 반복되고 있다. 왜 그럴까?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사고 지속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지적한다.
첫째, 처벌의 실효성 부족이다. 대부분 집행유예로 끝나다 보니 사업주가 “안전 투자보다 벌금이 싸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경기운동본부는 4·28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기자회견에서 “경기도는 2022~2024년 3년간 전국 중대재해의 30.4%(541건)를 차지하는 ‘산재 1번지’”라며 “위험의 외주화, 안전 투자 포기, 제도·행정 실패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둘째, 건설·제조업의 구조적 취약점이다. 하도급·재하도급이 반복되면서 공사비가 깎여 안전조치 비용이 줄고, 원청과 하청의 책임이 분산되는 ‘위험 외주화’가 만연하다. 반복 사고 사업장에서는 “같은 현장에서 같은 방식의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데도 근본 원인 제거가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예측 가능하고 방지 가능한 사고가 왜 반복되느냐”며 “안전 비용과 사고 대가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올해 들어 신고포상금 확대, 강제수사 강화 등 추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말뿐인 전쟁이 아니라 실질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노동계 관계자는 “중처법 유죄 확정 사업장이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안전 관리가 여전히 부실하다는 반증”이라며 “경영책임자 실형 비율을 높이고, 영업정지·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실질화해야 산재 근절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외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정부와 기업에 제대로 전달될지, 이번 경기도 4곳 사고가 또 다른 ‘반복의 시작’이 될지 주목된다.
법률닷컴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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