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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뒤늦은 결기, 너무 늦은 용기…이원석의 ‘법치’는 왜 지금인가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4/13 [04:25]

[칼럼] 뒤늦은 결기, 너무 늦은 용기…이원석의 ‘법치’는 왜 지금인가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4/13 [04:25]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12일 입을 열었다. 국정조사를 향해 “삼권분립 훼손”을 말하고, “법치주의 붕괴”를 우려했다. 말은 번듯하다. 논리도 그럴듯하다. 문제는 단 하나다. 그 말을, 왜 지금 하느냐는 것이다.

 

▲ 이원석 전 검찰총장 자료사진     ©법률닷컴

 

권력 앞에서는 침묵, 권력 밖에서는 결기?

 

이원석 전 총장은 검찰이 폐지되는 현실에 대해 “국민께 사죄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죄 이전에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그는 언제, 누구를 상대로 이 정도의 결기를 보였는가.

 

검찰이 정치 권력과 충돌했던 시기, 특히 윤석열 정부 시절 내내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 수사”라는 이름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때 이원석은 어디에 있었나. 법치가 흔들릴 때 침묵했다. 검찰의 정치화 논란이 커질 때도 침묵했고 조직이 권력에 종속된다는 비판이 쏟아질 때도 침묵했다.

 

그러던 인물이 이제 와서 “법치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외친다. 이건 결기가 아니라, 타이밍을 놓친 뒤늦은 훈수에 가깝다.

 

‘사법 시스템’ 운운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야

 

그는 국정조사가 사법부 역할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주체가 과연 누구인가. 검찰은 수사와 기소 권한을 독점해왔다. 그 권한은 ‘중립성’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유지된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땠나. 선택적 수사 논란. 김건희 사건 앞에서 침묵했고 정치적 사건에서의 과잉 혹은 소극 수사등 권력 친화적 판단이라는 의혹 이 모든 것이 쌓여 결국 “검찰 폐지”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온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건 법치 강의가 아니라 자기 반성이다.

 

이원석은 “검사들을 불러 추궁하는 것은 외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책임은 자신에게 물으라고 했다.

 

듣기엔 그럴듯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검찰 조직은 강한 위계 구조 속에서 움직인다. 수사의 방향과 결론은 결국 지휘부의 판단과 책임 아래 형성된다.

 

그렇다면 묻자. 논란이 된 수사들에 대해 그는 어떤 통제를 했는가. 문제 제기가 있을 때 어떤 내부 점검을 했는가.

 

조직의 정치적 오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 없이 “검사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말은 책임이 아니라 보호막에 가깝다.

 

그가 지금 보여주는 이 ‘강한 언어’와 ‘결기’를 그때 윤석열을 향해 썼다면 어땠을까. 정치적 수사 논란이 불거질 때 검찰의 독립성이 흔들릴 때 권력과의 거리 유지가 시험받을 때 그때 단 한 번이라도 지금 같은 목소리를 냈다면 검찰은 지금처럼 존폐까지 몰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원석 전 총장의 입장문은 형식적으로는 법치주의를 말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래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말하는 ‘원칙’이 가장 필요했던 순간에는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의는 타이밍이다. 법치는 선택적으로 꺼내 드는 논리가 아니다.

 

지금의 발언은 원칙의 선언이 아니라 지나간 시간에 대한 변명처럼 들린다. 냉정하게 말해 이건 결기가 아니다. 너무 늦게 꺼내든, 무력한 용기다.

 

이원석 전 총장이 비겁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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