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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예계를 중심으로 1인 기업(1인 주식회사) 대표들의 회사 자금 횡령 사건이 잇따라 법정에 오르는 가운데 단독 주주로 운영하는 3개 회사 자금을 횡령한 50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부 (재판장 임주혁 부장)는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횡령)으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1년 6월~2022년 12월 자신이 단독 주주로 운영하는 3개 회사의 자금 총 14억 6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회사 자금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이체하거나,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에 재화·용역을 공급한 것처럼 허위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횡령한 돈은 개인 생활비로 쓰이거나 지인에게 빌려주기도 했다.
A 씨는 수사 과정에서 “내가 차린 회사인데 뭐”라는 회삿돈 횡령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또 재판 과정에서는 “사업상 필요에 따라 자금을 융통하는 것은 일반적”이며 “회사에 아무런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질적인 피해가 없거나 미미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다만 1인 주주라는 점은 양형에 일부 고려했다.
A 씨처럼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내 회사’라며 개인 자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하다가 횡령죄로 처벌받는 사례가 늘면서, 1인 기업 운영자들 사이에서 ‘법적 함정’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핵심은 1인 기업이라도 법적으로 횡령이 성립한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주식회사의 주식이 사실상 1인에게 귀속하는 1인 회사라도 회사와 주주는 별개의 인격체”라고 판시해 왔으며(대법원 2007도6553 등 다수 판례) “회사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는 행위는 횡령”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즉, 회사의 재산은 대표이사 개인의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재물’로 본다. 따라서 대표가 회사 자금을 임의로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 업무상횡령죄(형법 제355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가 성립한다.
심지어 회사에 손해가 전혀 없거나, 대표가 나중에 갚을 의사가 있었다 해도 범죄가 성립한다. 왜냐하면 1인 기업이라도 채권자, 세금 당국, 거래처 등 ‘타인의 이해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표가 적법한 절차(차용증 작성, 이사회 결의 등)를 거치지 않고 돈을 빼 가면 횡령으로 처벌받는다. 반대로, 이미 존재하는 ‘가수금’을 정산받는 형태라면 예외가 될 수 있지만, 실체 없는 가수금이라면 횡령죄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 같은 법리가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가 배우 황정음 횡령 사건이다. 황 씨는 자신이 100% 지분을 소유한 1인 기획사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의 자금 43억 4000여만 원을 2022년 초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그는 횡령한 돈 중 42억 원가량을 가상화폐 투자에, 나머지는 재산세·지방세 납부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1심 법원은 지난해 9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황정음은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황정음 사건 역시 “내가 번 돈인데 내가 써도 되지 않나”는 일반적인 오해를 그대로 보여준다. 법원은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소비한 점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하며, 1인 기획사라도 법인과 대표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1인 회사에서 회사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최근 1인 기업 횡령 사건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1인 창업이 급증한 사회적 흐름이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1인 주식회사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내 회사’라는 인식 때문에 법인 재산과 개인 재산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매체 법률자문단인 추광후 세무사는 “1인 기업은 편리하지만, 법적으로는 다인 기업과 동일한 책임이 따른다”면서 “특히 가수금·가지급금 형태로 돈을 빼내는 행위가 반복되면 탈세나 배임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과 황정음 사건에서처럼 법원은 1인 주주라는 점을 양형에서 일부 참작하기는 하지만, 범죄 자체를 면제하지는 않는다. A 씨와 황정음 사건 모두 집행유예가 선고됐으나, 이는 초범이고 반성의 정도 등을 고려한 결과일 뿐이다. 만약 금액이 크거나 반복적·은폐 행위가 있었다면 실형 가능성도 높다.
법률닷컴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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