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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주] 지난 21대 국회에서 총 2만5857건 법안이 발의됐고 이중 9478건이 처리됐다. 그러나 전체 법안의 2/3에 달하는 나머지 1만6379건 법안은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발의 건수 폐기 건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주화 이후 유래 없이 극심했던 여·야 간 대립이 이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22대 국회에서도 여·야 간 정쟁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률닷컴에서는 [어! 이 법안!]을 통해 이런 정치적 쟁점이 되는 법안은 물론 이런 법안들에 묻혀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주목이 필요한 다른 법안들도 살펴보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AI)을 악용해 ‘유관순 방귀 로켓’, ‘안중근 방귀 열차’ 등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독립운동가들을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악성 콘텐츠가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해당 악성 AI 생성 영상은 틱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그 내용은 과거 단순히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에 대한 폄훼와 단순 패러디 수준을 넘어 음성 합성, 외모 평가, 딥페이크 영상, 성적(性的) 비하 요소까지 결합되며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모욕이 기술을 통해 더욱 정교하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왔지만 관련 법적 근거가 미비해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국가보훈부는 지난 3월 안중근 의사를 희화한 AI기간 영상이 온라인에 게시되자 삭제 요청과 계정 차단 조치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른바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 사실에 한정해 명예훼손죄가 성립되기에 일반적인 명예훼손죄보다 훨씬 적용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 마련이 촉구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으며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은 지난 23일 독립유공자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독립유공자 모욕 금지법’을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이번 법안은 현행법의 공백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핵심은 독립유공자를 조롱하거나 모욕하는 영상, 음성, 이미지 등의 제작과 유포를 금지하는 조항이다. 단순 명예훼손이 아니라 온라인 밈, AI 딥페이크, 합성 콘텐츠 등 새로운 디지털 방식의 모욕 행위가지 포괄하도록 했다.
법안은 특히 세 가지 장치를 담고 있다. 첫째, 정보통신망이나 집회 등에서 독립유공자를 조롱, 모욕하는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예컨대 유관순 열사의 얼굴을 왜곡한 AI 영상이나 독립운동가를 희화화한 합성 이미지 등이 규제 대항이 될 수 있다.
둘째,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시정명령 권한을 부여했다. 문제가 되는 게시물에 대해 삭제나 중단 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필요하면 관계기관 협조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플랫폼 자율 신고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정부의 직접 조치 권한을 마련한 것이다.
셋째, 플랫폼 책임도 강화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독립운동가 모욕 콘텐츠 확산을 방치하는 플랫폼에도 일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다만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고려해 예외 규정도 뒀다. 예술·학문 연구, 역사적 평가, 시사 보도 등 공익 목적 표현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정당한 비평과 연구 활동은 보호하도록 했다. 단속보다 악의적 조롱 행위 차단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법안을 AI 기술 악용에 대한 대응 입법 사례로도 주목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역사 인물까지 조롱 콘텐츠의 소재가 되는 현실에서, 독립유공자의 명예 보호를 법률로 명문화하려는 첫 시도라는 평가다.
김 의원은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명예가 조롱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역사 모욕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이 국회 논의를 거쳐 통과될 경우 디지털 시대 역사 인물 보호를 위한 새로운 기준이 될지 주목된다.
법률닷컴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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