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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가축분뇨 5400톤 방치 명령, 의견 청취 안 하면 위법”… 유죄 판결 파기환송

윤재식 기자 | 기사입력 2026/04/27 [11:57]

대법원 “가축분뇨 5400톤 방치 명령, 의견 청취 안 하면 위법”… 유죄 판결 파기환송

윤재식 기자 | 입력 : 2026/04/27 [11:57]

대법원이 가축 분뇨 수천 톤을 야적해 방치한 농민에게 내린 서산시의 조치명령이 행정절차법상 의견 청취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 대법원     ©법률닷컴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주심 신숙희)는 지난 2일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71)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A 씨는 충남 서산시에서 가축 분뇨(퇴비) 5400톤을 야적한 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산시는 지난 20234월부터 20242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방치된 분뇨를 적법한 처리시설로 이동하라는 조치명령을 내렸다. A씨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서산시는 두 차례에 걸쳐 고발했다.

 

1심은 1·2차 명령 위반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3~5차 명령 위반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항소심(대전지법)은 두 사건을 병합해 벌금 1000만원으로 감형했다. 다만 A씨가 재판 진행 중인 202410월경 문제를 일으킨 분뇨를 모두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쟁점은 서산시가 조치명령을 내리면서 행정절차법 제21조에 따른 의견 제출(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적법한지 여부였다.

 

행정절차법은 행정청이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 당사자에게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 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하급심은 반복되는 명령으로 기존 명령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해 의견 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한 경우라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달리 봤다.

 

대법원은 먼저 202341차 명령에 대해 “20233월 이전 명령과 비교해 농경지에 살포해서는 안 된다는 새로운 의무를 추가하고, 조치 기간도 달라졌다단순한 구체화가 아닌 실질적으로 새로운 처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의견 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5차 명령에 대해서도 명령 간 간격이 1~3개월 정도 있었고, 이 기간 동안 피고인의 사정(경제적 여건, 처리 가능성 등)이 변경될 여지가 충분하다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조치명령이 절차적 하자로 위법하다고 인정되면, 그 명령을 전제로 한 가축분뇨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명확히 했다. 명령이 당연무효가 아니더라도 절차적 하자로 위법성이 인정되면 형사처벌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환경 관련 행정명령에서 절차적 적법성을 보다 엄격하게 요구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가축분뇨, 폐기물, 오염물질 방치 사안에서 반복 명령을 내릴 때 매번 사전통지와 의견 청취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행정명령을 받은 시민이나 농민 입장에서는 부당하다고 느끼는 명령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소명할 기회가 보장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송심에서는 명령의 실체적 적법성(분뇨 방치 규모와 환경오염 우려 정도 등)A씨의 이행 가능성 등이 다시 심리될 것으로 보인다.

 

매체 법률 자문단은 이번 대법원 판단에 대해 반복된 행정명령이라도 내용에 변경이 있거나 시간적 간격이 있다면 의견 청취를 생략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하며 환경행정 실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법률닷컴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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