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게임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과 관련해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제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게임 개발사 간 영업비밀 침해 및 저작권 침해 여부를 둘러싼 소송에서 원고와 피고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판결선고 2026. 4. 30. 2026다200492·200493)
이번 사건은 원고 회사의 게임 개발팀 디렉터였던 A씨가 퇴사 과정에서 개발 자료를 유출하고, 동료였던 B씨와 함께 별도 회사를 설립해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면서 촉발됐다. 원고 측은 저작권 침해와 영업비밀 침해,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하며 게임 서비스 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피고 측은 저작권 비침해 확인과 영업방해 금지를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쟁점은 ▲게임 간 저작권 침해 여부 ▲영업비밀 침해 인정 여부 ▲부정경쟁행위 성립 여부 ▲손해배상 범위 등이었다.
대법원은 먼저 저작권 침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원고 게임은 ‘배틀로얄’ 장르, 피고 게임은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로, 게임의 목적과 진행 방식, 구성요소의 결합 구조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두 게임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영업비밀 침해는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소스코드, 그래픽 리소스, 기획자료 등 개발 핵심 정보를 활용한 점을 인정하며, 비밀유지 의무와 유출 시점, 개발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침해 행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영업비밀 보호기간을 약 2년 6개월로 보고, 이미 해당 기간이 경과한 점을 들어 게임 서비스 금지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이 기간 동안 발생한 매출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해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원심은 소프트웨어 업종 평균 이익률과 영업비밀 기여도(15%) 등을 반영해 손해액을 산정했으며, 대법원은 이 역시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부정경쟁행위 주장과 관련해서는 “성과물 자체가 법적 보호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고, 원고의 영업방해 주장 역시 위법성이 없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게임 장르 차이에 따른 저작권 판단 기준과 함께, 개발 자료의 영업비밀 보호 범위 및 손해배상 산정 기준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인력 이동이 잦은 게임 산업에서 유사 분쟁의 기준을 제시한 판례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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