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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불출석으로 패소 초래한 변호사, 위자료 6500만원 배상 확정"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5/31 [12:28]

대법 "불출석으로 패소 초래한 변호사, 위자료 6500만원 배상 확정"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5/31 [12:28]

▲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고(故)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지난 29일 권경애 변호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인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직후 기자단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 법률닷컴

 

학교폭력 피해로 숨진 딸의 소송을 맡았다가 항소심 재판에 연이어 불출석해 사실상 패소를 초래한 변호사에게 위자료 6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아울러 변호사가 유족에게 지급을 약속한 9000만원의 약정금에 대해서도 다시 심리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는 지난 29일 손해배상 청구 사건(2025다219058)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은 학교폭력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가 소송을 맡았던 권경애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다.

 

권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 1·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고, 이후 기일지정 신청으로 다시 잡힌 3차 변론기일에도 불출석했다. 그 결과 1심 패소 부분에 대한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됐고, 일부 승소했던 부분도 항소심에서 패소로 바뀌었다. 더욱이 이 같은 사실을 의뢰인에게 알리지 않아 상고 기간마저 지나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권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사건 경위를 설명하면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3000만원씩 총 9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작성해 교부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각서가 "언론 기사화 등이 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조건부 약정이라고 판단해 약정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대법원은 이행각서 어디에도 언론 보도를 금지하거나 이를 지급 조건으로 삼는다는 문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약정금 지급의 조건은 전혀 명시돼 있지 않고, 조건 존재 여부가 해석상 문제될 정도의 문언도 없다"며 원심이 처분문서 해석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약정금 9000만원 청구 부분은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했다.

 

다만 대법원은 위자료 6500만원 지급과 법무법인의 일부 청산금 반환 책임을 인정한 원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했다. 원고 측이 주장한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1심은 권 변호사의 반복된 재판 불출석과 상고 기회 상실 책임을 인정해 위자료 5000만원을 선고했으며, 항소심은 이를 6500만원으로 증액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는 딸의 사망 경위를 밝히고 책임을 묻기 위해 장기간 소송을 이어왔는데, 소송대리인의 과실로 재판이 허망하게 끝났고 그 사실마저 뒤늦게 알게 됐다"며 유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당사자들이 서면으로 작성한 처분문서의 문언이 명확하다면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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