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1억원 소송, 국가자본의 언론탄압"

이종훈 기자 | 기사입력 2020/12/30 [04:07]

"산업은행의 1억원 소송, 국가자본의 언론탄압"

이종훈 기자 | 입력 : 2020/12/30 [04:07]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최근 대형법무법인을 선임해 기자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에 대한 불리한 기사 생산을 막기 위한 입막음용으로 언론탄압이 아니냐는 것.

 

금융피해자연대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동걸 회장은 법이 자신의 시녀가 아님을 분명히 자각하고 국가자본이 언론을 탄압하는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기자 상대 1억 손배소는 ‘적반하장’

 

키코공동대책위원회/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연합/IDS홀딩스피해자연합/MBI 피해자연합/로커스체인사기피해 모임 등의 단체가 결합한 ‘금융피해자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 회장의 언론탄압을 주장하고 나섰다.

 

단체는 먼저 “은행권이 2007~2008년 700여개 중소기업들에 판매한 통화옵션상품 키코는 3조원이 넘는 금융피해를 낳은 희대의 금융사기 사건”이라면서 “수많은 견실한 중견기업이 도산했으며 청년들이 실업으로 몰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은 2013년 민사재판에서 키코 상품의 사기성·불공정성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은행의 불완전판매는 인정했다”면서 “2017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키코를 3대 금융 적폐 중 하나로 규정했으며, 금융감독원은 2018년부터 2년의 조사 끝에 키코의 불완전판매를 확정하며, 은행들의 배상을 권고하는 분쟁조정안을 2019년 12월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산업은행을 필두로 대부분의 은행들이 분쟁조정안을 수용하길 거절했으나 최근 씨티, 신한은행이 키코에 대한 보상을 결정한 바 있다”고 전했다.

 

금융피해자연대는 이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관련해 “대법원과 금감원이 키코의 불완전판매를 인정하는 결론을 냈으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키코의 불완전판매를 인정하지 않고, 배상을 거절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중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업은행이 키코 피해기업들에게 ‘가격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직접 고백했다”면서 “은행이 키코를 판매하며 가격정보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제65조를 위반한 것으로 불완전판매의 이유가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이동걸 회장의 이번 고백으로 산업은행의 불완전판매를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이동걸 회장은 "키코는 불완전판매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계속했다”고 강조했다.

 

금융피해자연대는 이번 소송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은 기자가 2020년 10월 18일 쓴 <[취재기] 이동걸의 이상한 논리 "키코, 불완전판매 했으나 불완전판매 아니다"> 제목의 기사에 대해 허위 내용이라며 손해배상 1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동걸 회장이 국감에서 ‘키코 불완전판매를 하였다’고 증언한 바 없는데, 그가 ‘키코, 불완전판매 했으나 불완전판매가 아니다’라고 증언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보도했다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하지만 기사는 국감에서 '가격정보 미제공'을 시인하며 사실상 키코 불완전판매를 인정하면서도 ‘키코는 불완전판매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이동걸 회장의 논리를 평가한 것”이라면서 “서로 양립하는 두 주장을 동시에 펴고 있는 이동걸 회장의 말을 종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사 정정 과정을 말한 후 “기자는 산업은행 측이 카카오톡으로 해당 정정요구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알려오자 제목 수정사실을 밝혔으며, 해당 수정으로 부족한 것인지를 질문했으나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면서 “이후 산업은행 측은 해당 공문을 회사로 보내왔으며, 이번에 소장을 보내온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피해자연대는 이 같이 소송에 까지 이르게된 과정을 말한 후 “본 기사 이후 이동걸 회장이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직접 말한 것으로 오해하여 작성된 기사는 어느 매체에서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이는 기사 제목 말미에서 ‘불완전판매 아니다’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국가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장이 기자를 상대로 무리한 주장을 펴면서 대형로펌을 고용해 억대 소송을 벌이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사를 쓰는 기자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로밖에 해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계속해서 “더욱이 키코 판매로 기업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국책은행이 앞장서서 사죄와 구제에 나서 모범을 보이기보다, 오히려 금융당국의 배상 권고를 앞장서서 거절하고 억대 손해배상을 내세워 언론사에 속한 기자를 겁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적반하장의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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