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개궁(左右開弓) '양손으로 활을 쏜다'

이정랑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1/05/31 [18:45]

좌우개궁(左右開弓) '양손으로 활을 쏜다'

이정랑 칼럼니스트 | 입력 : 2021/05/31 [18:45]

 

 

본래 이 말의 뜻은 무예가 높아 왼손᛫오른손 양손으로 활을 쏠 수 있다는 것이다. 원곡선(元曲選)과 백인보(白仁甫)가 쓴 ‘오동우‧계자(梧桐雨‧契子)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안록산이 거란과의 전투에서 패하고 유주(幽州) 절도사 장수규(張守珪)에 의해 장안으로 압송되어 현종 앞에서 처분을 받기에 이르렀다. 현종이 안록산에게 물었다.

 

“너의 무예 솜씨는 어떠냐?”

“나는 오른손과 왼손으로 활을 쏠 수 있고, 18가지 기본 무예를 못 하는 것이 없다.”

 

이 말은 군사 계략에서 전체 국면을 살펴 여러 방향에서 적을 공격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병력의 집중은 용병 작전의 기본 원칙이다. 적과 나 모두가 자신의 역량을 한데 모아 상대의 흩어진 곳을 찾아 공격하는 데 힘을 쏟는다. 그렇게 할 수 있어야 공격을 분산시키지 않고, 좌우에서 협공당하는 상황에 몰리지 않게 된다. 동시에 갖은 계략으로 상대의 힘을 분산시켜 상대를 협공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고자 한다. 때로는 군을 좌우 두 부대로 나누어 적을 견제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력군을 동원하여 중간을 돌파하기도 한다.

 

이 ‘좌우개궁’의 용병술을 그저 병력을 분산시키는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 계략의 진격 목표는 집중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용하는 가운데 ‘좌‧우’가 서로 호응하고 상호 보완 작용을 함으로써 성공을 거두는 실례가 많다.

 

기원전 478년, 유명한 고사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주인공들인 월나라 왕 구천(句踐)과 오나라 왕 부차(夫差)가 이끄는 두, 군대는 입택(笠澤.-지금의 강소성 태호 동쪽의 오송강)에서 물을 사이에 두고 진을 치고 있었다.

 

월왕 구천은 부대를 셋으로 나누어 좌우 양군이 상‧하류 5리 지점에서 북을 치고 고함을 지르며 오 군을 공격하는 것처럼 꾸몄다. 오 군의 주력을 두 방향으로 분산시키려는 유인책이었다. 그러고 나서 구천은 정예병인 중군을 은밀히 강을 건너게 하여 오 군의 중앙을 공격하고, 이어 좌우 양군이 기세를 몰아 협공하게 했다. 오나라 군대는 대패하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좌우개궁’의 전술로 적을 견제하고 주력으로 중앙을 돌파한 전형적인 본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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