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공판 증인들, “국고보조금 인건비 기부는 자기 판단”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2/01/29 [08:03]

윤미향 공판 증인들, “국고보조금 인건비 기부는 자기 판단”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2/01/29 [08:03]

윤미향 국회의원의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재판이 9차에 이르도록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문제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검찰의 끈질긴 문제 제기에도 증인들은 국고보조금 인건비는 이를 수령한 사람의 자유의사로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28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문병찬) 심리로 윤미향 의원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연 관련 9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여성가족부(여가부) 공무원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직원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여가부 공무원, “정대협,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 잘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여가부 공무원에게는 정부의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지원사업에 대한 정대협의 국고보조금 지원에 위법행위가 있었는지가 집중됐다. 하지만 이날 심문 과정에서 정대협의 피해자 지원사업은 잘 수행됐고, 위법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여가부 공무원은 2014년 정대협이 제출한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치료사업 최종결과보고서」를 두고 “사업계획대로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정대협이 국고보조금을 지원받고도 제대로 사업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몰고 가려던 것.

 

2014년 최종결과보고서에는 정대협은 전국 순회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방문사업을 국내외 생존자 56명에 대해 총 122회 방문상담, 441회 전화상담, 중국 거주 생존자 3명에 대해 총 3회 방문상담, 지역 자원활동가를 연결해 89회 지원 등을 수행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해당 사업을 위해 정대협 상근직원 1명이 국고보조금으로 인건비를 받았지만, 해당 직원은 인건비를 정대협에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검찰 조사 당시 “원래 하던 정대협 업무도 하고 여가부 지원사업도 두 번 일하다 보니까 인건비를 추가로 받은 것이다. 제가 받은 인건비는 정대협에 기부했다”며 “윤미향 대표나 직원들이 기부를 많이 하는 모습을 보고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혼자 스스로 결정한 것이고 다른 누구와 상의한 적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여가부 공무원은 “보조금법 위반이라는 결론을 못 내리겠다”며 “(국고보조금) 인건비가 적정하게 책정됐는데, 그만큼 실제 집행했는지를 확인하고 그 이후에 기부하고 하는 것까지는 판단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담당자가 (국고보조금) 급여를 어떻게 쓰는지는 담당자 몫이지 여가부가 관여할 몫은 아니지 않느냐”는 변호인단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재판부도 “인건비가 정당하게 지급됐는지, 부정수급 여부는 수행대상자가 사업계획서에 맞게 노무를 제공했느냐를 보는 것 아닌가. 노무를 제공했다면 국고보조금에서 인건비를 지급하면 끝난 것이지, 그 돈이 어디 계좌에 가고 하는 건 부정수급이 아니지 않느냐”고 묻자, 해당 공무원은 “네”라고 말했다.

 

즉, 정대협이 여가부로부터 지원받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 보호시설 운영사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치료사업 등은 해당 직원이 충실히 업무를 수행한 만큼, 인건비 지급도 정당하며, 해당 인건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은 부정수급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직원의 인건비 ‘반환’ 표현 두고 검찰 물고 늘어지자, 재판부가 정리하기도

 

국고보조금을 사기로 몰고 가려던 검찰의 논리는 증인으로 나온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직원의 답변에서도 번번이 무너졌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근무 중인 직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사립박물관협회를 통해 지원하는 교육인력사업으로 인건비를 받은 바 있다. 해당 직원은 박물관으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었고, 국고보조금으로도 인건비를 받아, ‘급여 이중지급’이라고 판단, 국고보조금 인건비를 박물관에 돌려줬다고 한다.

 

검찰은 해당 직원이 인건비를 돌려준 것을 ‘반납’ 혹은 ‘반환’이라고 표현하자, 국고보조금을 허위로 수령하기 위한 것이라고 몰고 갔다.

 

그러나 해당 직원은 “제 월급은 180만 원이다. 그 이상 또 다른 게 들어오면 제 급여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래서 박물관에 낸 것”이라며 “일단 급여를 이중으로 받은 것이고 하나는 당연히 박물관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부라고 한다면 기부이다. 제 나름대로의 판단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부정 수령이라고 주장을 이어갔고, 직원은 “아니다”라고 강변하자 재판부가 질문을 정리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인건비로 신청해서 보조금을 급여로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1월과 2월에 국고보조금 인건비 지급이 안 되니까, 원래 박물관이 급여를 안 줘도 되지만 증인이 매달 급여를 써야 하니까 (박물관이) 미리 월급을 준 것 아니냐”며 “(박물관 급여 지급 이후) 보조금이 나와서 돌려준 것 아닌가. 그걸 반납이라고 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한 “1, 2월에도 국고보조금으로 받은 인건비를 박물관에 돌려줬기 때문에 3월부터도 그대로 이어간 것 아니냐고 물었고, 그는 “네”라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향후 공판에 나올 증인을 두고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검찰 측은 한국사립박물관협회 전 회장을 새롭게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변호인단과 재판부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지난 공판 과정에서 수차례 같은 입증 취지로 증인들을 불러 심리가 이루어진데다, 직전 공판에 나온 증인 신문에서도 확인된 사안을 이유로 했기 때문이다. 

 

오는 10차 공판은 2월 25일에 열린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