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기부금품법 위반 기소, 행안부 '미스' ...검찰 기소 '무리'?

은태라 기자 | 기사입력 2022/04/30 [09:05]

정의연 기부금품법 위반 기소, 행안부 '미스' ...검찰 기소 '무리'?

은태라 기자 | 입력 : 2022/04/30 [09:05]
정의기억연대는 행안부에 신청하는 기부금품법 모집 등록을 매년 1월 1일부터로 신청계획서를 신청했다. 그러나 등록증 발급 시점에는 이 기간이 소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의연 회계는 행안부에 문의했으나 행안부에서 '보완 요구'나 '안내'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연이 본의아니게 행안부의 미스로 인해 기부금품 모집 등록 기간이 아닌 때에 등록하게 된 셈이다. 검찰은 이렇게 기부받은 금액을 전부 위법으로 보아 정의연을 기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태라기자 

 
29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문병찬) 심리로 열린 윤미향 국회의원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11차 공판에서는 정의연의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가 주요 쟁점으로 다루어졌다. 
 
검찰은 정의연이 기부금품 모집 등록 기간이 아닌 때에 기부받은 금액을 전부 위법으로 보아 기소했다.
 
지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의연 회계담당자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신청등록기간으로 해서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등록증이 2월 24일부터라고 나왔다. 그래서 전화했더니 발급되는 날부터라고 정해져서 그렇게 나오는 것이라고 들었다. 바꿔 달라고 요청했었지만 그런 것은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물어봤을 때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큰 문제 있다고 하지도 않았고,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주거나 그런 것이 없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정의연이 기부금품법에 따라 기부금품 모집신청서를 제출하고 등록 기간을 바로잡아 달라는 요구까지 했음에도 행안부는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 게다가 2017년부터 매해 신청서를 같은 기간(1.1~12.31)으로 제출하고 기부금품을 모집해 완료보고서도 제출했지만, 행안부는 문제삼지 않았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행안부 공무원은 “행안부가 미스한 거다. (2020년 이전에는) 꼼꼼하게 보고 정정할 것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관례상 문제삼지 않았다. 정정요구하거나 신청서를 재작성하라고 보완요구했어야 하는데 그걸 놓쳤다. 안내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2020년 이른바 ‘정의연 사건’이 불거진 후, 행안부는 이와 같은 ‘등록기간 외 모집’에 대해 정의연에 등록 말소 조치를 검토하기 위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문의했지만 행정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지 등록 말소 사유가 아니라고 회답한 바 있다. 
 
윤의원측 변호인이 제시한 증거에 따르면, 2020년 12월 행안부는 법제처에 “기부금품의 모집을 등록한 자가 등록한 기간 외의 기간에 기부금품을 모집할 경우 등록말소 대상인지 여부”를 물었다.
 
이에 법제처는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자가 제출한 모집계획서상 모집기간이 등록절차를 거치면서 기부금품 모집등록 신청일 전의 기간을 포함한 해당 모집기간을 그대로 등록증에 기재할 수는 없다”며 “이 경우에는 모집계획서와 등록증의 모집기간을 일치시키기 위해 실제 등록증에 기재될 모집기간에 맞추어 모집계획서의 보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등록말소 사유가 아니라고 답했다.
 
즉, 정의연의 경우처럼, 기부금품 모집기간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라고 적어 신청서가 제출됐지만, 2월 24일에 발급되는 등록증에 모집기간이 2월 24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명시될 수밖에 없다면, 행안부가 정의연에 모집기간 수정요구를 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될 수 있는 것이다. 
 
윤의원측 변호인은 “모집신청기간과 등록증이 달라서 모집기간 외 모금행위 처벌사례가 없다. 70년 역사상 이 건만 기소된 것인데, 신청기간과 등록기간이 다르다고 해서 (기소된 건) 유일하다. 다른 사례 듣거나 유죄판결 들었나’라고 질문했고, 행안부 공무원은 ‘없었다. 정확히 모른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윤의원측 변호인이 제시한 행안부 기부금품 모집 등록 현황에 따르면, 실제 정의연 사례와 유사하게 매년 등록을 하지만 1월 1일이 아닌 1월 중순이나 말이 등록기간으로 명시된 단체들도 여럿 눈에 들어왔다. 이에 대해 행안부의 확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2020년 이 사건 이후 다른 단체들에 대한 추가 확인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또 이날 공판에서는 기소된 혐의와 관련하여 회원으로부터 받은 회비, 부의금이 기부금품법 적용 대상인지에 대해서도 변호인과 검찰 사이에 공방이 이어졌다. 행안부 공무원은 부의금은 기부금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나, 양측의 날선 질문이 이어지자 ‘더 검토를 해야한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오는 12차 공판은 5월 20일에 열린다.
 
 
법률닷컴 은태라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