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법무법인 산지 최기식 "사법피해자 사건, 첫 단추 잘 꿰야"

은태라 기자 | 기사입력 2022/06/03 [11:23]

[인터뷰] 법무법인 산지 최기식 "사법피해자 사건, 첫 단추 잘 꿰야"

은태라 기자 | 입력 : 2022/06/03 [11:23]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남한에 자유를 찾아서, 행복을 찾아서 왔는데 경쟁사회에 있다보니 다시 재입북 하기도 하잖나. (정부가)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달에 150여명, 1년에 1000여명이 넘던 탈북자가 2020년을 기준으로 그 수가 줄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9년 총 1,047명에서 2020년 229명, 2021년 63명, 2022년 3월말 기준 11명이 북한을 이탈해 한국으로 왔다.

 

  법무법인 산지 최기식 변호사 © 법률닷컴


북한·통일 전문가로 잘 알려진 법무법인 산지의 최기식(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는 "김정은 정권 들어서서 탈북을 못하도록 경계를 강화한 것도 있지만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북한을 이탈하고 싶어도 '못 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중국 내 체류하는 북한인이 15만명 정도인데, 중국에서 한국을 통해 들어온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기식 변호사는 45년간 분단을 끝내고 동독, 서독 통일을 이룬 독일에서 주독한국대사관 법무협력관 파견 근무, 법무부 통일법무과장,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 등을 지냈다.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검사 등의 굵직한 보직도 맡았다. 

 

북한 인권과 탈북자, 통일정책을 위해 앞장선 그가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회장 박흥식 '부추실') 법률고문을 맡아 사법피해자들에게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기식 변호사는 "부추실 박 회장님을 통해 어려운 분들을 만났는데, 1, 2, 3심을 거쳐 더이상을 할 수 없는 사건들이 많다. 그만큼 사회에서 약자, 법률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당시의 법률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큰 비용을 들이지 못하고 혼자 해결하려 하다가 끝내 엉킨 실타래를 들고 최 변호사를 찾는다는 것이다. 

 

최 변호사는 "실체적 진실, 법적 안정성이라는 법의 두 가지 관점이 있다. 법적 안정성을 추구하면 피해자가 많아질 수 있다, 실체적 진실을 들여다볼 경우엔 법적 안정성이 흐트러진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판사, 경찰 등이 사건 실체를 잘 파악해 첫 단추를 잘 꿰어줘야한다. 사법 행정 기능을 하는 이들이 국민의 피해, 권리 찾기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하고, 이 일을 하는 공무원에게는 격려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제받지 못한 피해자를 위해 '특별 기구'가 만들어져서 예산, 시간, 물질 등을 투입해 구제 가능성이 있는지 다시 들여다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 변호사는 "사건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물적 공간이 부족한건 사실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수한 자원을 발탁하는 등 여건이 마련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산지는 구약성서 여호수아에 기록된 '산지'에서 이름을 따왔다. 척박한 땅, 오르기 힘든 땅 등을 사명감을 갖고 올라가서 개척하고 정복하여 많은 이들이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최 변호사는 "의뢰인 한 분, 한 분의 억울함을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도록, 산지라는 이름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법률닷컴 은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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