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만연한 온라인 시장 ‘최소한의 안전판’ 온플법 제정 시급”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2/06/07 [17:07]

“불공정 만연한 온라인 시장 ‘최소한의 안전판’ 온플법 제정 시급”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2/06/07 [17:07]

 

▲ 사진 =참여연대   © 이재상 기자

 

온라인플랫폼공정화를위한전국네트워크('온플넷')는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자율규제’를 빌미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추진 보류에 합의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고 온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6월 3일 언론보도를 통해 정부부처가 온플법을 추진하지 않기로 최종 합의했다는 내용이 전해진 것과 관련해, 그동안 입법을 주도하던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온플법주도권 다툼을 벌여 온 정부부처가 정권이 바뀌자 마자 온플법 추진 보류에 합의한 것을 규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이번 정부부처 간 합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공약부터 플랫폼에 대해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필요시 최소 규제’를 밝혀왔고 국정과제에도 그 기조를 이어온 데 따른 결과다. 

 

이미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독점 및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의 활성화로 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의 경제적 지위가 독점화되고 그에 따른 시장지배적 지위나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각종 불공정거래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중소상인 및 자영업자, 플랫폼 노동자, 소비자는 관련 법의 미비로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그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도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의 독점을 막는 규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플랫폼 자율규제를 추진한다며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이뤄지는 불공정·독점 행위와 그로 인한 이용사업자, 노동자, 소비자 피해를 사실상 방관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한 중소상인, 자영업자, 소비자, 시민단체 등은 이번 정부부처 간 합의의 문제점을 규탄하고 온플법 제정을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소비 패턴이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바뀜. 특히 기존에 2~30대에 이어 4~50대가 온라인 플랫폼 이용을 주도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필수재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플랫폼 사들은 단 하나의 규제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러한 플랫폼사들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인해 입점 사업자인 소상공인·자영업자, 플랫폼 노동자, 소비자들에 관한 불공정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용사업자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 대한 불공정 사례들은 플랫폼 도입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는데, 과도한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부담, 일방적인 정책 변경, 소비자 이의제기에 대한 일방적인 책임 전가, 소비자의 데이터 독점 등의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이로 인해 이용사업자들은 매출이 증가해도 실제 수익의 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플랫폼들은 단순 중개업을 뛰어넘어 해당 플랫폼에 상품 및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면서 이제는 이용사업자와의 경쟁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해 충돌 및 자사 상품 우대행위들이 만연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중선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온플법 무산 합의가 윤석열정부가 바로 세우고자 하는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따지면서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소상공인의 이권을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온플법 추진 무산 소식에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됨. 온플법이 무산된다면 정부가 ‘자율규제’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기업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권만 보호하고 일방적 경쟁의 장에서 고통받는 소상공인의 아픔에는 눈을 감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혹여 공정과 불공정, 상식과 비상식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부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면서 “애초부터 온플법은 윤석열 정부에서 관심 밖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앞뒤가 다른 행동으로 더 이상 신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정부라면 조속히 온플법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영미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업계의 독점력이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플랫폼업체와 거래하는 소상공인은 물론 대기업 제조업체들마저 플랫폼업체에 종속되다시피 한 지가 오래”라고 말했다.

 

이어 “전자상거래 플랫폼업계 1위인 쿠팡의 경우 입점업체인 엘지생활건강이 2019년 공정위에 갑질행위를 신고해 2021년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자, 엘지생활건강의 제품을 로켓배송에서 취급하지 않아 엘지생활건강과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카카오택시 같은 플랫폼택시업계는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일반택시 요금의 몇배나 되는 고급택시에만 우선배차를 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비싼 택시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면서 “서민들은 급한 상황에서도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차별을 플랫폼택시업계가 합법적으로 일삼고 있다. 배달앱업계도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자 배달 수수료를 인상해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 급격하게 오른 배달 수수료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치원 변호사는 “지구상에 자율규제로 온라인 플랫폼의 거래질서 바로잡기에 성공한 나라는 없다”면서 “유럽은 2016년경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거래 실태조사를 벌였고 이를 바탕으로 소위 P2B규칙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규칙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자율규제론이 상당한 비중으로 거론되었으나 최종적으로는 온라인 플랫폼의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에 관한 규칙이 제정됐다”면서 “온라인 플랫폼의 구조에 비추어 자율규제는 한계가 분명하고 책임소재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해당 규칙이 시행되자마자 곧 이어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와 불법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DMA(Digital Market Act), DSA(Digital Services Act)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도 자율규제론이 허상에 불과함을 웅변한다”고 강조했다.

 

서 변호사는 이 같이 강조한 후 “소수 기업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전국민을 고통 속에 몰아넣겠다는 정부의 안일함과 무책임함에 절망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정부는 자율규제 기조를 철회하고 국회는 조속히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제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윤석열정부가 사실상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해 규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면서 “취임식에서 자유를 수십번 외치더니, 결국 그 자유는 기업들만을 위한 것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지 못한 채 이들이 공룡처럼 우리 경제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는 허용할 수 있는 자유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동안 정부와 국회는 온플법 처리를 미루며, 혁신이 자라날 토대가 불공정행위로 뒤덮여 무너지는 것을 방치해왔다”면서 “이제는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자율규제 운운하며 불공정을 방치하겠다는 윤석열정부를 규탄하며, 하반기 국회가 꾸려지는 즉시 온플법을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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