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재물 아냐...착오로 송금해도 임의 사용은 무죄”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2/07/18 [01:14]

“비트코인은 재물 아냐...착오로 송금해도 임의 사용은 무죄”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2/07/18 [01:14]

▲ 비트코인 가상화폐     ©법률닷컴

 

가상화폐 거래소 계정으로 착오송금된 비트코인을 임의로 사용한 A씨에 대하여 법원이 1심 판단과는 달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씨를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은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횡령죄의 성립도 부정했다.

 

대전지방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문보경)는 지난 7일 횡령죄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항소심에서 청구된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도 각하했다.

 

재판부는 먼저 항소심에서 검찰이 택일적으로 공소장을 변경한 배임죄와 관련해서는 “이 사건 비트코인이 법률상 원인 없이 피해자로부터 A씨 명의의 전자지갑으로 이체되었더라도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피해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A씨를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면서 “이를 지적하는 A씨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가상자산 권리자의 착오나 가상자산 운영 시스템의 오류 등으로 법률상 원인관계 없이 다른 사람의 가상자산 전자지갑에 가상자산이 이체된 경우,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자는 가상자산의 권리자 등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당사자 사이의 민사상 채무에 지나지 않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사람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가상자산을 보존하거나 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횡령죄와 관련해서는 “횡령죄의 객체는 자기가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이므로 재물이 아닌 재산상의 이익은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면서 “이 사건 비트코인은 물리적 실체가 없으므로 유체물이 아닌 점, 사무적으로 관리되는 디지털 전자정보에 불과한 것이어서 물리적으로 관리되는 자연력 이용에 의한 에너지를 의미하는 ’관리할 수 있는 동력‘에도 해당되지 않는 점, 가상화폐는 가치 변동성이 크고 법정 통화로서 강제 통용력이 부여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예금 채권처럼 일정한 화폐가치를 지닌 돈을 법률상 지배하고 있다고도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상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은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이를 임의로 소비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하였다고 하여 이로써 횡령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A씨는 2019년 8월 27일경 일본에 있는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자신의 C 전자지갑으로 잘못 전달된 피해자 D 소유의 비트코인 6.61645203개(시가 80,700,000원)를 보관하던 중, 그 무렵 임의로 환가하거나 다른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면서 횡령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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