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 수금책이 사기죄 등 무죄 받은 이유는?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2/07/20 [09:40]

보이스피싱 조직 수금책이 사기죄 등 무죄 받은 이유는?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2/07/20 [09:40]

▲ 동부지방법원   ©법률닷컴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지시받아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속 직원 등으로 행세하여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이 법률사무소의 외근사원으로 채용되어 수금일을 한다고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북한을 이탈한 청소년으로 사회경험도 부족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사기, 공문서위조 등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다.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단독(판사 김인택)은 지난 6월 2일 보이스피싱단의 현금수거책으로 활동하면서 사기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탈북청소년 A씨에게 무죄(서울동부지방법원 2022고단254)를 선고했다.

 

A씨는 북한을 홀로 탈출하여 2018년 1월 19일 우리나라에 입국한 후 2021년 당시 북한이탈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인 ‘H중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생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구직사이트에서 법률사무소를 사칭한 피싱범죄단의 말에 속아 넘어가 수금책으로 활동하다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 과정에서 2021년 8월 4일 파주시 한 호텔 앞 노상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속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현금 1,152만 원을 건네받는 등 피해자 4명으로부터 5209여만원을 편취했다.

 

A씨와 변호인은 2021년 8월 초경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에 구직신청을 하여 ‘내일 법률사무소’의 외근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생각하고 수금 등의 일을 하였을 뿐,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과 전화금융사기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들로부터 건네받은 현금이 전화금융사기 피해금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하였으므로, 범의가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김인택 부장판사는 이와 관련 “먼저 피고인이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과 사기 등을 공모하였다는 점이나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현금이 전화금융사기의 편취금이고 피해자들에게 교부한 문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나아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들부터 현금을 받을 당시 그것이 전화금융사기의 편취금이고 피해자들에게 교부한 문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나아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보이스피싱 범죄의 양상을 말한 후 “피고인보다 먼저 북한을 이탈한 사촌 언니 AA를 제외하고는 가족이나 일가친척이 전혀 없어 위 학교 기숙사에서 계속 생활하였고, 그동안 어떤 직업도 가져본 적이 없는 등 사회생활 경험이 전혀 없고 세상물정에도 별로 밝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과정을 상세하게 말한 후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받는 현금은 변호사 수임료 또는 채무자회생이나 파산 등에 필요한 돈이고, 피해자들에게 건네주는 서류는 법률사건 처리에 필요한 서류이며, 의뢰인들이 이체 수수료나 세금 문제 때문에 현금을 직접 주고받는 것이라는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고 하여 이를 사리에 맞지 않는 변명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또한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현금을 받아 가로채는 이른바 ‘대면편취형’ 전화금융사기는 비교적 최근에 많이 행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이 어리고 사회생활 경험도 없는 피고인이 자신이 하는 일이 전화금융사기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이를 이상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인택 부장판사는 이 같이 말한 후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수금한 대가로 택시비 등 경비를 제외하고 건당 10만 원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이 피고인이 투입한 노력이나 시간에 비해 다소 많다고 볼 여지는 있다고 하더라도, 전화금융사기의 편취금을 분배받은 것이라거나 그 사기범행에 가담한 대가로 받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와함께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 또한 모두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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