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고교동창 구속 사실 채팅방 알린건 비방 목적 아니야”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2/08/04 [02:52]

“사기꾼 고교동창 구속 사실 채팅방 알린건 비방 목적 아니야”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2/08/04 [02:52]

  © 이재상 기자

 

고등학교 동창 관계인 피해자가 사기 범행으로 구속되었던 사실을 다른 동창들에게 채팅방에서 알린 행위와 관련하여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는지 다투어진 사건에서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김재형)는 지난 7월 28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취지로 대구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 글에 적은 사실은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사기죄로 몇 개월간 수감된 적이 있다.’는 것인데, 그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게시 글에서 위와 같은 사실을 적으며 ‘집에서도 포기한 애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피해자에 대한 경멸적 감정을 드러내었다. 다만 그것이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정도의 공격적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 밖에 악의적이라고 볼 만한 비방을 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피고인은 채팅방에 참여한 동창들에게 ‘너희들도 조심해라.’라고 하여 주의를 당부하였는데, 이러한 모습은 ‘다른 동창들의 피해를 예방하려는 동기로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게다가 피해자가 과거에 피고인을 포함하여 같은 고등학교 동창 친구 2명을 상대로 사기 범행을 하였으므로, 그 범행의 피해자였던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와 다른 동창들이 교류하는 장면을 보고는 다른 동창들에게 피해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할 만한 동기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게시 글은 채팅방에 참여한 고등학교 동창들로 구성된 사회집단의 이익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다”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 글을 채팅방에 올린 동기나 목적에는 자신에게 재산적 피해를 입힌 피해자를 비난하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피해자로 인하여 고등학교 동창 2명이 재산적 피해를 입은 사실에 기초하여 피해자와 교류 중인 다른 동창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려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고, 실제로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 글의 말미에 그러한 목적을 표시하였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따라서 피고인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 같이 주문했다.

 

A씨와 피해자는 같은 예술고등학교 무용과를 졸업한 동창으로서 2013년 무렵까지 친분 관계를 유지하였다. 피해자는 A씨와 다른 고등학교 동창 친구에게 자신의 자력을 속이는 방법으로 기망하여 신용카드로 5,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결제하고 다른 친구의 신용카드로 4,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결제했다.

 

결국 2016년 7월경 구속되었고 2017년 1월 6일 형사재판에서 사기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은 후 석방되었다. A씨는 2019년 1월 초순 고등학교 동창생들 10여 명이 참여하고 있던 인터넷 메신저 채팅방에 친구의 초대로 참여하였다가 채팅방에 피해자도 참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A씨는 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던 피해자 외의 다른 동창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채팅방을 만든 후, 그 채팅방에 ‘피해자가 내 돈을 갚지 못해 사기죄로 감방에서 몇 개월 살다가 나왔다. 집에서도 포기한 애다. 너희들도 조심해라.’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후 곧바로 채팅방에서 나갔다. 

 

피해자는 위 채팅방에 참여한 다른 동창으로부터 위와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후 2020년 9월 15일 A씨를 고소하였다.

  

A씨는 경찰에서 이 사건 게시 글을 올린 이유에 관하여 “피해자가 람보르기니 등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허영을 부리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한편으로는 저의 경우처럼 동창생 중 피해자와 금전거래를 하는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까봐서 ‘너희들도 피해자와 돈거래를 하지 마라.’라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라고 진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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