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은 내 친구 20] 집 나가서 산 남편의 아내 재산 상속과 기여분 청구

이서현 기자 | 기사입력 2023/03/19 [17:53]

[法은 내 친구 20] 집 나가서 산 남편의 아내 재산 상속과 기여분 청구

이서현 기자 | 입력 : 2023/03/19 [17:53]

[기자주] <法은 내 친구>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법률을 상황을 설정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아는 만큼 도움이 되는게 법이기 때문입니다. <法은 내 친구>는 대법원 뉴스레터의 ‘생활법률’을 상황에 맞게 각색합니다.

 

▲ 아파트 옥상 조명 자료사진 (사진 = 법률닷컴)     

 

A씨는 1992년부터 학교 선생이던 아내 D씨와 별거하며 공장을 운영하면서도 아내와 자녀에게 양육비나 생활비를 주지 않았고 공장을 여러 번 이전해 아내가 자신의 거처를 알 수 없게 했습니다. A씨는 아내를 상대로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심지어 그는 아내가 투병생활을 할 때나 장례식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장녀인 B씨는 2012년 취직해 어머니에게 매달 생활비 70만원을 주었습니다. 이에 앞서 D씨는 2006년 급여, 퇴직금, 대출금 등으로 송파구 2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장녀 B씨는 그 집에서 함께 생활했습니다. 

 

장남인 C씨 역시 2003년부터 매달 어머니에게 50만원을, 한의원을 운영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매달 100만 원가량을 생활비로 보냈고 아버지 D씨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2억여 원을 주기도 했습니다. 

 

어머니 D씨가 심부전증으로 병원에 입원하자 장녀 B씨와 장남인 C씨는 모친의 병간호를 도맡아 하며 병원비, 장례비 등 일체를 부담했습니다. 장남은 병간호를 위해 한의원을 폐업하기도 했습니다. 또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돼 퇴원한 이후에는 본인의 집에서 사망한 2020년까지 간병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 D씨의 사망으로 법정상속인이 된 남편 A씨가 20억원 상당의 아파트에 대한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였을 때 장녀 B씨와 장남 C씨는 자신들의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대법원은 “우리 민법에 의하면 배우자를 제외하고(배우자에는 상속분을 50% 가산합니다), 다른 공동상속인 간에 상속분은 동일하다”면서 “이러한 상속분 제도의 예외가 기여분 제도다. 기여분이란 피상속인(사망자)의 재산 형성, 유지에 특별한 기여가 있다거나 피상속인을 부양하는데 특별한 기여가 있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 상속재산 중에 일부 또는 전부를 먼저 분배해 주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려는 것이 기여분 제도의 취지이므로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위하여 상속분을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거나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성년인 자가 부양의무의 존부나 그 순위에 구애됨이 없이 스스로 장기간 그 부모와 동거하면서 생계유지의 수준을 넘는 부양자 자신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부양을 한 경우에는 부양의 시기, 방법 및 정도의 면에서 각기 특별한 부양이 된다고 보아 각 공동상속인 간의 공평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그 부모의 상속재산에 대하여 기여분을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법원은 또 “기여분은 모든 공동상속인의 협의에 의해 정해지지 않는 한 기여자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결정한다”면서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와 함께 기여분 청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여분이 인정된 공동상속인은 상속재산 중에서 기여분만큼 재산을 먼저 받은 후에 남은 상속재산 중 구체적 상속분만큼 상속재산을 분배받을 수 있다”면서 “위와 같은 사례에서 서울가정법원은 아내의 상속 재산 중 장녀와 장남의 기여분을 40%씩 인정하고 남은 20%의 재산을 각자의 상속분대로 분할하여, 총 상속재산의 6.7%만 받을 수 있게 했다. 상속재산의 유지·증가에 기여하지 못한 남편이 받을 상속재산 액수를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法'은 내 친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