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이대 여성행인에게 ‘날라차기’를 하는 등 ‘묻지마 폭행’한 남녀 미성년자 3명에게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 대구지방법원 대구고등법원 자료사진  (사진 = 법률닷컴)

대구고법 제2형사부 (재판장 정승규 부장)는 1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A 군 (16) 등 10대 3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동일한 형량이 선고 및 유지됐다.

원심에서 판결 선고절차가 일부 잘못된 A 군과 B 군의 원심 판결은 파기됐지만 A 군과 B 군에게 원심 판결과 같은 형량인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 3년과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이 각각 선고됐다. C 양의 경우 항소가 기각되며 원심형인 징역8월에 집행유예2년이 유지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8일 새벽4시30분께 대구 서구 내당동 한 공원과 골목길에서 길을 걷던 40대 여성 D 씨에게 이유없이 시비를 걸어 폭행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은 해당 범행 이후로도 무인점포에서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훔치는 등 절도행각을 벌인 혐의도 받는다.

당시 A 군과 B 군은 엄마뻘인 D 씨가 새벽시간 길을 걷고 있자 몸을 날려 발로 차 넘어뜨리고 여러 차례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

이후 이들은 D 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현장을 떠났지만 C 양이 폭행 장면을 촬영해주겠다고 부추기자 다시 D 씨를 30여 분간 찾아다닌 끝에 발견해 재차 폭행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할 수 있지만 피고인들이 더 바른 젊은이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 있기에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 군과 B 군에 대해 “여러 차례 소년보호 처분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에 이르렀다”고 지적하면서도 ▲14~15세에 불과한 점 ▲A 군은 5개월 구속기간 동안 스스로 책임을 인식할 수 있었던 걸로 보이는 점 ▲부모와 교사가 선처를 탄원하고 계도를 다짐하는 점 등을 원심에 이어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이유로 설명했다.

C 양에 대해서도 “범행 당시 미성년자인 14세를 겨우 벗어난 상태였고,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원심 판단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 볼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