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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안 교수 “진짜 사법개혁 원한다면 법원행정처 정조준해야”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2/12 [02:48]

차성안 교수 “진짜 사법개혁 원한다면 법원행정처 정조준해야”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2/12 [02:48]

판사 출신인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원행정처 개혁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정치권과 사법부 사이의 보이지 않는 통로를 끊지 않고서는 재판 독립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차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구술 기록을 인용하며 과거 법원행정처장 인사 구조 변화의 배경을 조명했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자료사진   

 

“정치권 통로 막으려 했더니… 국회가 법 고쳐 되돌려”

 

이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대법관이 아닌 인물로 임명했다. 정치권의 청탁이나 요구가 대법원 내부로 직접 전달되는 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는 구술 자료에서 “행정처장은 국회를 상대하는 자리인데, 대법관이 맡을 경우 정치권의 이야기가 대법원 내부로 쉽게 전달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대법관이 아닌 사람을 임명했지만, 정치권의 불만 끝에 결국 법원조직법이 개정돼 다시 대법관이 행정처장을 겸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이 대목에 대해 “작은 전율을 느꼈다”며, 사법부 독립을 위한 결단이었다고 평가했다.

 

차 교수는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를 언급했다. 행정부 고위 관료, 국회의원, 정치인들의 재판 관련 청탁이 사법행정을 매개로 이뤄졌고, 그 연결 고리에 법원행정처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누구도 재판 청탁 관행에 대해 진지한 자성과 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법원행정처 판사들과의 인맥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차 교수는 과거 정부 역시 법원행정처 개혁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 정부 역시 근본적 개혁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법왜곡죄’보다 훨씬 실효성이 클 수 있는 ‘한국형 재판개입죄’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해당 법안은 법관·변호사·브로커는 물론 정치인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을 수 있어 정치권의 저항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성안 교수가 제시한 3대 개혁안

 

차 교수는 구체적인 사법행정 개편 방안도 제안했다.

 

① 법원행정처 심의관 전면 비법관화

 

미국 연방법원 행정처처럼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비법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감소했던 상근 법관 심의관 수가 최근 다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② 국회 파견 판사 제도 폐지

 

판사 출신 정치인의 등장에 일정 부분 기여한 국회 파견 판사 제도 역시 부적절한 소통 통로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대신 법관과 비법관이 함께 참여하는 공식적 사법행정위원회를 통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③ 법원행정처장 ‘대법관 겸임’ 폐지

 

법원행정처장을 다시 대법관이 아닌 인물로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 잠시 시도됐던 모델이기도 하다.

 

“재판 독립이 먼저… 그 다음이 제도 혁신”

 

차 교수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 체계 개편이 먼저 추진된 배경도 설명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재판제도 개혁에 앞서, 재판 독립을 보장할 사법행정 구조 개편이 선행돼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사법행정 개혁의 기본 전제부터 미적거리면서 근본적 재판제도 개혁 역시 동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법원 내외부 참여가 균형을 이룬 수평적 사법행정 체계를 먼저 구축한 뒤 재판제도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도, 최근 사법행정과 재판제도 개혁 모두 퇴행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좌절감을 드러냈다.

 

이번 글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정치권과 사법부 사이의 구조적 긴장을 다시 환기시키는 메시지로 읽힌다. 과연 ‘진짜 사법개혁’의 바람은 어디서부터 불어야 할까. 차성안 교수는 그 출발점을 법원행정처에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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