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행위를 저지른 상속인의 유류분과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민법」 개정안이 2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은 유류분 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반영한 것으로, 상속 질서의 형평성과 국민 법감정을 제도에 반영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피상속인을 유기하거나 학대한 상속인에게도 유류분을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이어져 왔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유류분 규정 일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음에도 입법이 지연되면서 관련 소송이 장기간 계류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 개정으로 패륜상속인의 상속권 상실 대상은 기존 ‘직계존속’에 한정되던 범위에서 배우자와 직계비속을 포함한 모든 상속인으로 확대됐다. 부모뿐 아니라 자녀, 배우자 등 누구든지 피상속인에 대한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이나 학대가 인정될 경우 상속권이 제한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배우자의 대습상속 사유도 조정됐다. 상속인이 사망하거나 결격된 경우에만 대습상속이 인정되도록 하여, 경제적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배우자가 부당하게 상속받는 사례를 차단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기여상속인 보호’다. 피상속인을 성실히 부양하거나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이 받은 보상적 증여는, 그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실상 효도와 기여에 대한 보상을 제도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유류분 반환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원물반환이 원칙이었으나, 개정법은 가액반환을 원칙으로 하여 상속재산을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추가 분쟁을 예방하도록 했다.
부칙에 따라 개정법은 공포 즉시 시행되며, 패륜상속인 범위 확대와 기여상속인 보호 규정은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개시된 상속에도 소급 적용된다. 이에 따라 그간 지연됐던 유류분 소송도 보다 명확한 기준에 따라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으로 정당한 상속인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상속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민법 개정은 단순한 조문 수정이 아니라, 상속의 본질과 가족 책임의 의미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효와 부양의무를 저버린 상속인에게 동일한 권리를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질문에, 입법부가 분명한 답을 내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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