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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기업의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연도별 노사합의에 따라 지급된 성과급이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지급 의무가 명확히 존재하지 않고 근로 제공과 직접적 관련성이 부족하다면 임금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하이닉스 퇴직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차액 청구 소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2026. 2.12 선고 2021다219994)
사건의 쟁점…“경영성과급, 평균임금에 포함되나”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생산직 및 기술사무직 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 회사는 생산성 격려금(PI), 이익분배금(PS) 등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채 퇴직금을 산정·지급했다.
이에 원고들은 “해당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는 임금이므로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차액 지급을 청구했다.
쟁점은 경영성과급이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 판단…“지급 의무도, 근로 대가성도 부족”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유지하며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부정했다.
먼저 재판부는 회사의 취업규칙 및 급여규정에 경영성과급에 관한 구체적 규정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회사는 매년 생산직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를 통해 지급 여부와 기준을 정해왔으나, 2001년과 2009년에는 합의가 없어 성과급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매년 당해 연도에 한정하여 노사합의로 지급 여부를 정한 사정만으로는, 사용자에게 계속적·정기적 지급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즉, 기업 내부의 관행이 근로계약 내용이 되려면 ‘규범적 사실’로 확립돼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은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와함께 이익분배금(PS)에 대해 더욱 엄격하게 봤다.
영업이익이나 EVA(경제적 부가가치)는 ▲자본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비용 구조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이는 개별 근로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또 지급률이 연봉의 0%에서 50%까지 크게 변동한 점도 고려됐다.
결국, 영업이익·EVA 기반 성과급은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응하는 대가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편 이번 판결은 지난 1월 29일 선고된 2021다248299(삼성전자 사건)과 대비된다. 삼성전자 사건에서는 ‘목표 인센티브(TAI)’가 임금으로 인정됐다.
취업규칙에 지급 기준이 명시돼 있었고 산식이 사전에 정해져 있었으며 평가 지표가 근로 성과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사건에서는 ▲취업규칙상 지급 의무 명시 없음 ▲연도별 노사합의에 따라 변동 ▲경영·시장 요인 영향이 큼 이라는 차이가 있었다.
대법원은 두 사건 모두 동일한 법리를 적용했지만, 구체적 사정이 달라 결론이 엇갈린 셈이다.
판결의 의미…기업·노조 전략 변화 불가피
이번 판결로 평균임금 산정 시 성과급의 임금성 판단 기준은 더욱 명확해졌다. 대법원이 재확인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존재해야 한다 ▲근로 제공과 직접적·밀접한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반복적으로 지급됐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향후 노조는 성과급의 임금성을 확보하기 위해 취업규칙·단체협약에 지급 의무와 산정 기준을 명문화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 역시 성과급 설계 시 ‘퇴직금 연동 리스크’를 고려한 구조 설계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판단 기준을 재확인했다.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려면 단순한 ‘성과 보상’이 아니라 법적 지급 의무와 근로 대가성이 명확히 입증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퇴직금 분쟁의 새로운 기준선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노동 현장과 기업 인사 전략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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