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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 장애아들을 혼자 키우다 경제적 어려움에 몰려 살인미수를 저지른 30대 친모에게 1심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최근 유사 사례에서 법원이 복지 사각지대와 장기 간병 부담, 우발적 범행 등을 양형에서 크게 고려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정한근)는 최근 살인미수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 씨(33)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40시간 수강 및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6일 새벽 아들 B 군 (4)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 했으나, 아이가 울자 범행을 중단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순간적으로 처지를 비관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친부도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피해자에게 특별한 손상이 없고 상당 기간 분리 생활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뇌병변 장애아들을 혼자 양육하며 월 120만원 긴급생계지원금에 의존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으로 계좌가 정지되면서 지원금조차 사용하지 못했고, 동사무소 등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실질적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이 같은 복지 사각지대가 법원의 관대한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판결은 최근 법원이 아동·가족 관련 범죄에서 ‘복지 사각지대’와 ‘장기 간병 부담’을 중요한 감경 사유로 삼는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앞서 지난 3월 대구지법 형사12부(정한근 부장판사)는 뇌병변·지적장애를 앓는 40대 딸을 34년간 헌신적으로 돌보다 질식시켜 살해한 70대 아버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34년간 피해자를 간호한 점, 범행 후 자책감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 점, 우발적 범행, 시력 악화로 더 이상 돌보기 어렵다는 절망감” 등을 양형 이유로 들었다.
또 다른 최근 사례에서는 잠든 아내를 흉기로 찌른 50대 남성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피해자(아내)가 선처를 호소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학계 분석에 따르면 2001~2015년 아동학대 사망 사건 판결 95건 중 주가해행위자의 약 40%가 집행유예나 3년 미만의 비교적 경미한 처벌을 받았다. 법정형 하한 미만이나 양형기준 권고형량을 하회하는 판결 비중이 높아, 법원이 사회·경제적 맥락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 법률자문단은 이에 대해 “부모가 가해자인 아동학대 사건에서 ‘나쁜 부모라도 부모가 낫다’는 친권 중심 인식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최근 복지 사각지대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경제적 절망과 국가 지원 미흡을 양형에서 더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개별 사건에서 복지 시스템의 한계를 양형에 반영하지만, 근본 해결은 사회안전망 강화에 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와 복지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아동학대 사건 양형기준에서 ‘복지 사각지대’를 명시적 감경·가중 요인으로 다듬고, 동시에 예방 중심의 민관 협력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법률닷컴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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