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필리핀에서 송환된 일명 ‘마약왕’ 박왕열을 대규모 마약 밀매·유통 혐의로 검찰에 넘긴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대한민국에서 끝까지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며 강력한 처벌과 추가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기북부경찰청은 3일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마약류 사범 혐의로 박왕열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왕열은 2019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필로폰 12.7kg을 포함한 마약류 17.7kg(시가 약 63억원 상당)을 밀수·유통하거나 판매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이미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익금 68억원까지 더하면 총 범죄 규모는 131억원에 달한다.
박왕열은 필리핀 교도소 수감 중 알게 된 인물과 공모해 텔레그램 기반 마약 유통 조직을 구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계’ 채널을 정점으로 ‘그레이스엔젤’, ‘아이스시’, ‘하와이’, ‘바티칸킹덤’ 등 하위 채널을 운영하며 판매 광고와 1대1 거래를 진행했고,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좌표를 전달하는 ‘던지기’ 방식으로 유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국내 판매 총책과 중간 판매책을 두는 등 조직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며 범행 규모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확인한 계좌 거래만 2099건, 약 9억4000만원에 달하며, 가상자산 거래 역시 57.5비트코인(BTC), 약 58억5000만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원 간 접촉을 차단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을 관리했다”며 “관계기관과 공조해 여죄를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피해자연대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박왕열의 범죄 행각과 수사·처벌 과정에 대한 강도 높은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이들 단체는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데 이어 두 차례 탈옥을 하고, 수감 중에도 마약 유통을 지시하는 등 극악한 범죄를 반복해왔다”며 “단순한 마약사범이 아니라 사회에 치명적 피해를 입힌 중대 범죄자”라고 주장했다.
특히 “박왕열이 현재 ‘임시인도’ 형식으로 국내 송환된 상태인 만큼, 수사와 재판 이후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추가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단체는 박왕열의 국내 공범 및 조직 윗선에 대한 전면 재수사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인물만으로는 조직 실체를 설명하기 어렵다”며 “텔레그램 조직의 구조와 자금 흐름, 비호세력까지 전방위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마약 유통 자금이 과거 다단계 사기 사건과 연계됐을 가능성, 일부 유명 사건과의 연결성 등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수사 확대를 촉구했다.
아울러 “박왕열의 범죄는 대규모 마약 유통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점에서 살인 이상의 중대 범죄”라며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박왕열을 최종적으로 국내에 인도받아 한국에서 형을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은 여죄를 철저히 규명하고, 사법부는 엄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왕열은 지난달 25일 한국으로 송환됐으며, 현재 추가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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