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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5월 20일, 저와 승준이 타고 있는 리나 알 나불시 호가 가지로부터 120킬로미터 떨어진 국제해역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에 의해 나포되었습니다. 한국정부는 제가 프랑스에 있던 3월에 제 여권을 무효화 시켰고 나포 이후에도 제 여권을 복귀시키지 않아 저를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저는 여권이 만료된채로 이스라엘 감옥선에 구금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저희 배에 올라탐과 동시에 총을 겨누며 위협했고 몸수색을 명목으로 항해자들의 몸을 뒤졌습니다. 이후 감옥선에 올라탄 저희는 목을 붙잡힌 채로 고개를 숙이고 이동했고 항상 땅바닥에 머리를 붙이고 있어야 했습니다. 온갖 욕설과 ‘칭챙총’, ‘사와디캅’ 등 인종차별적인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이스라엘 점령군들은 모두 완전 무장한 채로 다시 한번 항해자들의 몸을 수색했고 옷을 벗겨 얇은 한 겹의 옷만 걸치게 했습니다.
이후 저는 혼자 불이 꺼진 컨테이너에 끌려갔습니다. 그 안에 누가 몇명이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총구에 달린 불이 하나 켜졌고 어둠 속에서 점령군들이 불빛을 보라고 명령했습니다. 제가 불빛을 볼 때마다 큰 손이 왼쪽 뺨을 때렸고 고개가 꺾일 때마다 다시 불빛을 보라고 명령했습니다. 손은 무장용 장갑 같은 것을 낀 채였습니다. 두번째 뺨을 맞을때 이미 제 귀에 삐 소리가 들리며 멍해지는 것을 느꼈고 세번째에는 코피가 터졌습니다. 구역질이 났습니다.
점령군들은 인종차별적 욕설을 하며 계속해서 제가 어디에서 왔는지 물었습니다. 제가 정신을 잡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후에야 이스라엘 점령군은 몸통을 몇대 때리고 보내주었습니다.
감옥선은 세개의 작은 컨테이너로 되어있고 백여명의 항해자들이 몸을 눕힐수도 없이 좁아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의약품은 커녕 하루에 500ml물 한병과 손바닥만한 얼린 빵이 다였습니다. 밤은 몹시 춥고 낮은 숨이 막힐만큼 더웠습니다. 컨테이너에서 구타당하는 사람들의 비명이 이어졌고 어떤 사람들은 일어날 수 없어서 이스라엘 점령군들은 짐짝처럼 사람을 던졌습니다. 몸 어딘가 부러진 사람들이 컨테이너를 꽉 채웠습니다. 거의 모든 남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테이저 건을 맞고 많은 여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성추행,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컨테이너 문 가까이와 밖에 나가면 이스라엘 점령군이 총을 겨눠 머리와 가슴에 레이저가 따라다녔습니다. 반나절에 한번씩 모두를 컨테이너 밖에 세워두고 총을 겨누며 섬광탄을 발사했습니다.
아슈도드 항구에 내리기 직전 이스라엘 점령군은 항해자들의 손을 모두 집타이로 상처가 생길만큼 강하게 묶었습니다. 항해자들은 손이 묶인 채 무릎 꿇리고 머리를 바닥에 박는 고문 자세로 땡볕에서 3시간 가량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커다란 개 짖는 소리와 이스라엘 점령군이 조롱하는 소리, 명령하는 소리, 사람들이 끌려가 구타당하는 소리, 테이저 건의 전기 소리가 들렸습니다. 폭행당하는 항해자들의 비명 소리는 숨이 막힐 정도로 길었습니다.
이후에 저는 아슈도드 항구에서 여권검사와 몸 수색을 거쳐 공항 근처의 구치소에서 반나절을 보냈습니다. 손과 발에 수갑을 차고 목덜미를 잡힌 채로 고개를 숙이고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은 더무 덥고 공기가 통하지 않고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못해 숨이 막힐 것 같았습니다.
구치소를 찾은 한국 영사는 이스라엘점령군이 주는 빵을 거부하는 저에게 다이어트를 하냐고 조롱했고, 제가 폭행당했음을 알렸을 때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빌려달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내내 범죄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태국에서 환승하는 8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화장실 옆 물을 제외한 어떠한 물도 음식도 받지 못하고 전화도 하지 못했습니다. 태국에서 영사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귀가 천공되고 귀 안과 코에 멍이 들었습니다. 돌아온 한국은 안도감이 드는 동시에 여전히 잔인합니다. 가자로 가는 항해에 대한 무례하고 무지한 조롱과 비난들, 외교부의 정치적 박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의 뻔뻔한 개소리가 계속 출항을 고민하게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겪은 그 모든 고통보다 훨씬 가혹한 삶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아내고 있음을 조금이나마 몸으로 느낍니다. 저는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약 만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이스라엘 점령군에 의해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고통은 올해로 78년째 입니다. 저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는 우리 모두와 함께 해방의 날 가자로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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