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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도카인 사용한 한의사 면허정지 정당”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6/06/02 [01:51]

“리도카인 사용한 한의사 면허정지 정당”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6/06/02 [01:51]

▲ 행정법원 서울행정법원 법원 가정법원     ©법률닷컴

 

서울행정법원이 의사만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인 리도카인 주사액을 환자 치료에 사용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리도카인까지 보관·사용한 한의사에 대한 면허자격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현행 의료법상 의사와 한의사의 업무영역은 엄격히 구분되는 이원적 의료체계에 따라 운영되며,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은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한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한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판결선고 2026. 3. 20. 2025구합54049)

 

A씨는 서울 영등포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며 약침 시술 과정에서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 주사액과 전문의약품인 하이코민 주사액을 혼합해 환자의 요통·관절통 부위에 주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소 현장점검에서는 유효기간이 약 4개월 지난 리도카인 2개도 발견됐다.

 

앞서 A씨는 해당 행위로 의료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벌금 300만 원의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이후 보건복지부는 무면허 의료행위와 유효기간 경과 의약품 사용을 이유로 4개월 15일의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리도카인 사용은 약침요법에 부수된 행위일 뿐이며 환자의 통증 완화를 위한 치료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법률 규정이 없고, 이미 형사처벌과 시정명령을 받은 만큼 추가 행정처분은 중복제재”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리도카인은 국소마취와 부정맥 치료에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으로 서양의학적 안전성·유효성 심사 기준에 따라 허가된 의약품”이라며 “한의사는 이를 처방·조제하거나 사용·투약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의료법이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엄격히 구분하는 이원적 의료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한의사가 국가로부터 리도카인 사용에 필요한 서양의학적 전문지식과 기술을 검증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 사용이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와 함께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은 목적과 성격이 다른 제재이며, 시정명령 역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치인 만큼 동일 사안에 대한 이중처벌이나 중복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무면허 의료행위와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 사용은 각각 별개의 위반행위”라며 “행정처분 기준에 따라 자격정지 기간을 가중한 것도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환자 치료 목적과 장기간 의료사고가 없었다는 사정 등을 고려하더라도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범위와 이원적 의료체계의 한계를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전문의약품 사용과 유효기간 경과 의약품 사용에 대해 법원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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