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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정치공세
민주주의를 해치는 또 다른 선동이다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6/08 [02:30]

[칼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정치공세
민주주의를 해치는 또 다른 선동이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6/08 [02:30]

▲ 투표지 부족사태로 항의 하는 시민들이 모여 있는 잠실7 제2투표소     ©법률닷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등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분명 심각한 문제다.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한 선거 관리 실패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 앞에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일부 극우 유튜버와 국민의힘 인사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문제의 본질을 바로잡기 위한 비판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위한 선동에 가깝다.

 

특히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는 이번 사태를 두고 "부정선거의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 역시 "이재명과 싸우자"며 청와대로 향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가장 기본적인 헌법 체계조차 외면한 정치적 억지에 불과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이 지휘·감독하는 행정부 소속 기관이 아니다. 헌법이 보장한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대통령이 선관위의 선거 관리 업무에 개입할 수도 없고, 선거 결과를 변경할 수도 없으며, 재선거를 명령할 권한도 없다.

 

만약 대통령이 선관위 업무에 개입한다면 오히려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와 권력분립 원칙을 훼손하는 심각한 헌정질서 위반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세력은 선관위의 관리 부실을 곧바로 대통령 책임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이는 사실관계와 법적 구조를 무시한 채 정치적 적대감만 부추기는 선동적 프레임에 불과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곧바로 "부정선거의 증거"라는 주장이다.

 

수년간 반복되어 온 부정선거 음모론은 법원 판결과 수많은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확인돼 왔다. 그런데도 일부 유튜버들은 또다시 선거 관리상의 허점을 음모론의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목적은 진실 규명일까.

 

냉정하게 바라보면 의문이 든다. 자극적인 음모론은 조회 수를 높이고 후원금을 늘리는 가장 손쉬운 콘텐츠다. "부정선거", "정권 퇴진", "재선거" 같은 강렬한 구호는 사실 확인보다 분노를 자극하기 쉽다.

 

결국 일부 유튜버들에게 음모론은 정치적 신념이자 동시에 수익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그렇다면 선거 패배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국민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정상적인 정당의 자세다.

 

그러나 일부 지도부는 선거 결과에 대한 반성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정권 공격의 소재로 활용하는 데 더 열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정말로 선거의 공정성에 의문을 갖는다면 법이 정한 절차를 밟으면 된다. 선거 소청을 제기하고, 필요하다면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정작 법적 절차는 외면한 채 거리 집회와 정치적 구호만 반복하고 있다.

 

이는 문제 해결이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이득이 목적이라는 의심을 자초할 뿐이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반드시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 선관위의 책임도 철저히 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정조사와 특검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은 음모론이 아니다.

 

대통령에게 없는 권한을 들먹이며 하야를 외치는 것도 민주주의가 아니다.

 

정당한 절차와 법치주의, 그리고 헌법 질서에 따라 책임을 묻는 것이 민주주의다.

 

선거 관리 부실이라는 실제 문제를 또 다른 정치적 선동으로 덮으려는 시도는 결국 국민의 분열만 부추길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광장의 구호가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진상 규명이며, 음모론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다.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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