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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연하장애 노인 식사 중 질식사… 법원 “식사보조 소홀은 노인학대, 개선명령 정당”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6/13 [03:51]

치매·연하장애 노인 식사 중 질식사… 법원 “식사보조 소홀은 노인학대, 개선명령 정당”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6/13 [03:51]

 

서울행정법원이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한 고령의 치매 환자가 식사 도중 질식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시설 측이 식사 보조와 관찰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은 ‘노인학대에 해당하는 방임행위’라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제6부는 노인의료복지시설 운영자 A씨가 마포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개선명령처분 취소 소송(2024구합91668)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치매와 연하장애를 앓고 있던 80대 입소자가 요양시설 내에서 혼자 식사를 하던 중 음식물에 질식해 숨지면서 시작됐다. 유족은 “식사 보조가 필요한 상태였음에도 시설 측이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노인학대 의혹을 제기했고, 서울특별시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조사 끝에 방임에 의한 노인학대가 있었다고 판정했다.

 

이에 마포구청은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해당 시설에 ▲전 직원 대상 노인학대 예방교육 및 응급처치 교육 실시 ▲이용자 보호체계 개선 ▲의사 소견에 따른 식사 제공 절차 마련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선명령을 내렸다.

 

시설 운영자는 “노인이 스스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상태였고 CCTV를 통해 관찰하고 있었다”며 개선명령의 취소를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회복지사업법상 학대에는 노인복지법이 규정한 방임행위도 포함된다”며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노인에 대해 기본적 보호와 치료를 소홀히 하는 행위 역시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숨진 입소자가 치매와 연하장애를 앓고 있었고, 평소 식사 중 기침이나 사레가 자주 발생했던 사실을 시설 측이 장기요양급여 제공 기록지와 간호기록지를 통해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요양보호사는 배식 후 약 16분 동안 입소자를 혼자 식사하도록 두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보조나 관찰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식사 중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방임행위”라고 판단했다.

 

또한 시설 측이 주장한 CCTV 관찰에 대해서도 “카메라 위치상 입소자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고, 실제 요양보호사의 행동을 보더라도 지속적인 관찰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개선명령이 행정처분 가운데 가장 가벼운 수준의 조치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노인의료복지시설은 도움이 필요한 노인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크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과 보호체계 개선을 요구한 이번 처분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노인요양시설에서 발생하는 방임행위 역시 적극적인 노인학대로 평가될 수 있으며, 시설 운영자와 종사자에게 요구되는 보호의무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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