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전북 전주의 한 상점에 침입해 여성 업주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던 50대 남성이 17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았다. 장기 미제로 남을 뻔했던 사건은 범인이 남긴 유전자(DNA) 정보가 결정적 단서가 되면서 해결됐다.
광주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모(51) 씨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대한 7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정씨는 2009년 4월 21일 오전 3시께 전북 전주시의 한 상점 출입문을 공구로 파손하고 침입해 여성 업주를 성폭행한 뒤 현금 3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수사기관은 현장 주변에 CCTV가 없었던 데다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다. 그러나 사건 발생 약 6년 뒤 정씨가 다른 절도 사건으로 검거되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수사기관은 정씨의 신상정보와 DNA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고, 이를 강력범죄 현장에서 확보된 유전자 정보와 대조하는 과정에서 2009년 사건 현장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정씨는 2016년 상습특수절도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뒤 잠적했다. 검찰은 기소중지 처분과 함께 지명수배를 내리고 추적을 이어갔으며, 결국 올해 3월 정씨를 검거해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씨는 재판 과정에서 DNA 증거가 제시되자 범행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심야 시간 피해자가 거주하는 상점에 침입해 강도와 강간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침입 당시부터 강도와 강간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범행 후 장기간 도피한 피의자라도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과학수사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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