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와 관련해 지급정지된 계좌의 소유자가 은행의 이의제기 반려 통지에 불복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소송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은행의 반려 통지는 행정청의 처분이 아닌 만큼 행정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재판장 정은영)는 A씨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이의제기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소를 각하했다.
A씨는 자신 명의의 은행 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지급정지되자 은행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 해당 계좌로 입금된 600만원은 친언니가 형부를 통해 보낸 돈으로, 법률상 ‘정당한 권원에 의해 취득한 자금’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은행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의제기를 반려했고, A씨는 이를 사실상 행정처분으로 보고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이의제기 접수와 심사 주체는 금융회사라고 판단했다. 특히 2018년 법 개정을 통해 금융회사가 직접 이의제기 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판단하도록 명확히 규정된 만큼 금융감독원이 해당 절차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문제의 통지가 ‘은행 안내 메시지’라는 제목의 문자로 발송됐을 뿐 금융감독원 명의로 이뤄졌다고 볼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행정청이 아닌 사인의 행위에 대해 권리구제의 신속성이나 실효성만을 이유로 행정처분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에게 다른 권리구제 수단도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3조에 따라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소멸된 채권의 환급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실제 관련 법리에 따라 금감원이 패소한 확정 판결 사례도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결국 법원은 “은행의 이의제기 반려 통지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없다”며 “항고소송의 대상적격이 없어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 지급정지와 관련한 분쟁에서 은행의 이의제기 반려가 곧바로 행정처분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권리구제를 원할 경우 민사적 절차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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