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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익 제보자를 피의자로 돌린 종합특검, 누구를 위한 수사인가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7/09 [02:30]

[칼럼] 공익 제보자를 피의자로 돌린 종합특검, 누구를 위한 수사인가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7/09 [02:30]

▲ #윤석열 #내란 #탄핵 #12.3 #비상계엄 #계엄군 자료사진 (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12·3 비상계엄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 한 중대한 군사반란이었다. 이 점은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 헌법재판소의 판단, 그리고 법원의 내란 사건 재판을 통해 이미 역사적 사실로 자리 잡았다. 이제 국민이 관심을 두는 것은 누가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고, 누가 이를 무너뜨리려 했는가에 대한 공정한 평가다.

 

그런데 권창영 종합특검이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을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입건하면서 이러한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성현 대령은 계엄 당일 상관의 명령에 따라 초기에는 국회로 병력을 이동시켰다. 군 조직의 특성상 상급자의 명령을 즉각 거부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그 초기 행동만으로 모든 책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행동이다.

 

법원 판결과 공개된 증언에 따르면 조성현 대령은 국회의원을 강제로 끌어내라는 지시에 즉각 문제를 제기했고, 특전사와 협의를 건의하며 사실상 명령 이행을 지연시켰다. 이어 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후속 병력에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 "국회에 진입하지 말고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시민과 군인의 충돌을 막기 위한 판단이었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소극적 불복종이 아니라 불법적인 계엄 확대를 차단하려는 적극적인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조은석 내란특검은 이러한 점을 근거로 조성현 대령을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내란 실행을 스스로 중단하고 위법 상태를 제거하는 데 기여했다는 판단이었다. 정부 역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한 공로를 인정해 보국훈장을 수여했다.

 

그런데 종합특검은 같은 사실관계를 놓고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다.

 

초기 병력 투입만을 강조한 채 이후 불법 명령을 거부하고 추가 병력 투입을 막은 행위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수사기관은 모든 의혹을 확인할 권한이 있다. 그러나 형사책임은 전체 행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범행 착수 이후 자발적으로 실행을 중단하거나 결과 확대를 막았다면 이는 형법에서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더구나 조성현 대령은 내란의 실체를 밝히는 과정에서도 핵심 증언을 했다. 그의 진술은 국회와 헌법재판소,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내란의 실체를 입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이러한 인물까지 내란 피의자로 기소한다면 앞으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누가 내부의 불법을 폭로하고 수사에 협조하려 하겠는가.

 

공익신고자와 내부 협조자를 보호해야 할 국가가 오히려 그들을 범죄자로 몰아간다면 향후 어떤 군인이나 공직자도 불법 명령을 거부하거나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모두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종합특검의 수사 방향이다.

 

국민이 특검에 기대하는 것은 권력형 비리와 내란의 핵심 책임자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다. 그러나 이미 불법 명령을 거부하고 내란 조기 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들에게까지 수사의 칼날을 겨누는 모습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특검의 존재 이유는 수사 성과를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는 데 있다.

 

법은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함께 본다. 특히 내란과 같은 국가적 위기에서는 처음의 행동보다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조성현 대령은 상관의 위법한 명령을 무조건 충실히 수행한 군인이 아니었다. 그는 불법성을 인식한 이후 명령 이행을 지연시키고, 추가 병력 투입을 차단했으며, 결국 계엄의 확산을 막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공로는 결코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권창영 종합특검은 지금이라도 사건 전체를 균형 있게 다시 살펴야 한다.

 

특검이 지켜야 할 것은 기소율이 아니라 정의이며, 정치적 성과가 아니라 법치주의다.

 

불법 명령에 끝까지 충성한 사람과 불법 명령을 거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사람을 같은 잣대로 평가한다면 국민은 특검의 정의를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역사는 권력에 복종한 사람보다 양심을 선택한 사람을 기억한다. 종합특검 역시 역사 앞에서 어떤 선택이 정의로운 것인지 다시 한 번 깊이 성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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