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거래소 운영사, 보이스피싱 피해금 반환 책임 대부분 인정서울중앙지법 "정당한 거래대금 입증 못하면 피해금 반환채무 부인 어려워"전자화폐(P2P) 거래소를 운영했다고 주장한 회사가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에 대한 반환채무가 없다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대부분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중복 지급정지된 일부 금액에 대해서만 반환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2민사부(재판장 최누림)는 지난 5월 8일 전자상거래 업체 A사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피고 I에 대한 일부 청구만 인용하고,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선고 2026. 5. 8. 2024가합101778)
이번 사건은 금융감독원 직원과 검사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들로부터 송금받은 돈이 여러 계좌를 거쳐 A사 명의 계좌로 입금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해당 계좌는 지급정지 조치를 받았고, A사는 자신들이 운영한 전자화폐 거래소의 정상적인 거래대금일 뿐 보이스피싱과는 무관하다며 반환채무가 없다는 확인을 구했다.
재판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입법 취지를 강조했다. 피해자가 신속하게 피해금을 회복하도록 만든 제도의 특성상, 단순한 일반 채무부존재확인 소송과 동일한 입증책임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계좌 명의인이 해당 금원이 재화나 용역의 대가 또는 기타 정당한 권원에 의해 취득된 것임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고 봤다.
법원은 A사가 제출한 전자화폐 거래내역과 회원정보 캡처 화면만으로는 실제 거래가 존재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회원정보에는 이름과 이메일 정도만 기재돼 있을 뿐 신원 확인 자료가 부족했고, 전자화폐 거래소 운영 사실 자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인등기부등본과 사업자등록증 어디에도 전자화폐 거래소 운영이 사업목적으로 기재되지 않았고, 거래소 개설 시기와 폐업 경위, 관련 신고 여부, 영업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또한 원고 계좌에서는 평소 수백만 원 수준의 거래가 이뤄지다가 사건 발생 직전부터 수천만 원 단위 자금이 반복적으로 입금된 뒤 약 30분 이내 대부분 다른 계좌로 빠져나가는 동일한 패턴이 지속됐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법원은 정상적인 전자화폐 거래소를 운영했다면 이러한 비정상적인 거래 흐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 I에 대해서는 답변서 제출 등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아 자백간주 규정이 적용됐고, 해당 3천만 원에 대해서만 반환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A사가 피해금을 정당한 권원으로 취득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는 계좌 명의인이 정상 거래임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며, 전자화폐 거래를 주장하는 경우에도 객관적인 거래 기록과 사업 운영 자료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으면 피해자 보호 원칙이 우선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로 평가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보이스피싱 #전기통신금융사기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채무부존재확인 #전자화폐거래소 #가상자산 #피해금환급 #금융사기 #판결 <저작권자 ⓒ 법률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