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 공소시효 임박 피의사실 미분리 수사 과오 인정

이서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4/17 [00:16]

경기남부경찰청, 공소시효 임박 피의사실 미분리 수사 과오 인정

이서현 기자 | 입력 : 2024/04/17 [00:16]

[취재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      편집  이서현 기자] 

 

경기남부경찰청이 모친 사망과 관련 의료사고를 주장하고 있는 박승원(69)씨 사건과 관련 수사상 과오를 인정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3월 29일 자로 박승원 씨의 수사 심의신청 사건에 대하여 “관련 기록 검토 후 2024년 3월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상정하였는바, 당해 사건 수사 결과 도출에는 수사미진 등 인정할 수 없다”라면서도 “공소시효 임박한 피의사실을 분리 결정하지 않은 수사상의 과오는 인정되어 ‘직무교육 지시’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의결되었다”고 안내했다. 

 

수사심의 신청 사건은 수사의 공정성을 위하여 고소인이나 진정인이 수사 과정 및 결과에 대하여 경찰에 다른 의견을 제기하는 사건이다. 

 

▲ 박승원씨(가운데)가 2023. 12. 27. 경기남부경찰청에 수사심의서를 제출하기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 인터넷언론인연대)  

 

“망 김학순 사망진단서 진료기록부 간호기록부 거짓으로 작성했다.” 

 

모친 사망과 관련 의료사고를 주장하고 있는 박승원(69)씨의 법적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13년째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최근 수사상의 과오를 인정하면서 눈길을 끈다. 또 그 내용도 고소 사건 접수 후 1년이 다 된 시점에서 불송치 결정을 내려 공소기간을 도과 시킨 점이 문제가 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경찰이 박승원 씨가 주장하고 있는 안성S병원(이하 S병원) 의료법위반 사건과 관련해 사실상 부실 수사를 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박승원씨의 모친은 2011년 12월 23일 91세로 사망했다. 박 씨는 모친의 사망원인으로 병원 내 세균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라며 S병원 의사들의 과실을 주장하고 있다. 

 

의료사고 의혹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후 의사 A씨 등이 자신들의 과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진단 기록서 등을 발부하는 등 사건의 진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짙다는 점이다. 

 

실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그의 모친은 91세이던 2011년 12월 12일경 S병원으로 전원했다. 또 이날 욕창 시술을 받았다. 이후 녹농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발생한 후 패혈증에 대한 치료가 전혀 없이 12일 만인 같은 달 23일경 사망했다. 

 

박씨의 모친이 입원 당시 초고령이어서 입원 후  욕창 처치에 애로사항이 있을 수는 있지만, 관련 기륵 등을 검토해 보면 S병원 측의 의료 과실 가능성은 상당히 커 보인다. 

 

더욱이 의료사고 가능성이 크다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져 관련 의혹이 해소되어야만 마땅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경찰과 검찰의 수사 결과를 보면 오히려 의혹과 불신을 키워 왔다. 이 때문에 칠순이 다된 박승원 씨의 진실 규명 싸움이 10여 년째 멈추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의 판단에 있어서 어떤 점이 의혹과 불신을 키우고 있는 것일까?  

 

박 씨는 의사 3명을 진료기록부, 간호기록부 등을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 기재, 수정하면서 의료법을 위반하였다고 고소했다. 

 

경찰은 이 같은 고소 사실에 대해 "▲5차례에 걸쳐 진료기록부 등을 발급받을 때마다 1차 발급할 때 없었던 내용이 추가된 점 ▲처방일/보고일보다 출력일/출력자가 7개월 정도 앞선 점 ▲망 김학순에 대하여 간질을 진단한 점은 인정된다"고 수사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경찰은 이 같은 결론에도 불구하고 ▲S병원 전산홍보팀장의 진술 ▲간질 진단은 임상 양상만으로도 가능하다는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의 회신을 근거 ▲참고인 정00으로 부터 이원의료재단의 검사결과보고서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Routine Culture(Pus, open)는 2011. 12. 21. 접수, 2011. 12. 26. 검사한 내역 확인되므로 임상병리검사결과 보고서에 처방일/보고일보다 출력일/출력자가 7개월 정도 앞선 시간으로 기재된 것은 전산오류로 판단되며 피의자들이 임상병리결과 보고서를 조작한 사실 발견하지 못하였다.'라며 "혐의 없다"고 결정했다. 

 

이 같은 수사기관의 무혐의 결정에 대해 박승원씨는 강하게 반발했다. 

 

먼저 공소기간 도과와 관련해 “수사관으로서는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혐의 사실이 있다면 다른 고소 사실과 분리하여 먼저 조사 및 결정하는 등 적절한 조처를 함으로써 신청인에게 법률상 인정되는 이의신청권, 항고권 등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의 주의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일선 수사 담당 경찰관들은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고소 사실이 혼재할 경우, 이를 도과시키지 않기 위해 해당 부분만 분리하여 먼저 결론을 내리는 등의 조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런데 수사관은 이를 게을리한 채 적절한 조치 없이 일부 혐의 사실에 관하여 공소시효를 도과시켜 버렸고, 이에 대해 신청인은 수사 과정에서 수시로 재촉하고 또 항의하였으나, ‘대한의사협회 감정 회신이 늦어지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답답한 답변만 들었을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이러한 업무상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해, 수사관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부분 이외에 다른 고소 사실에 대해서도 신청인 측의 추가 의견을 듣거나 피의자들 측의 변명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서둘러 수사를 종결할 유인이 충분하였다”고 꼬집었다. 

 

수사상 문제점으로 두 번째로는 피의자로 지목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점이 지적된다. 

 

박승원씨는 “피의자로 지목한 의사 3명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소환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피의자들을 고소한 이유는 의료기록이 허위 기재되었다는 것이므로, 수사관으로서는 의료기록을 기재하는 것과 전혀 상관이 없는 전산홍보팀장을 조사할 것이 아니라 의료기록을 실제 입력한 사람, 또 그와 같이 입력하도록 지시한 사람을 조사해야 마땅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관은 전산홍보팀장의 말만 믿고 너무나 쉽게 ‘전산오류’라는 취지로 판단하고 말았지만, 전산 기록은 어떤 방식으로든 비전문가가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방식으로 조작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또 “피의자들 측에서 주요 근거로 드는 로그기록의 조작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진위를 확인하였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특히 수사관은 병원 측으로부터 로그기록을 제출받는 것 외에 더욱 적극적인 진위 확인은 하지 않고 그대로 그 로그기록을 믿을만하다고 여긴 것으로 보이는데, 최소한 전문 수사관에 의한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로그기록이 수정되었거나 변경된 것이 없는지 무결성에 대해 수사하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씨는 항고장을 통해 이와 함께 “무엇보다도 ‘전산오류’라고 판단하면서도 그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이유나 경위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상식에 어긋나는 사실관계에 대하여 ‘전산오류’라는 단어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하였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문제점으로는 수사관은 의료기록 허위 기재의 점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박승원씨는 고소장에서 ▲망인 사후 발급된 진료기록들이 매 발급 시마다 내용이 수정·추가·삭제 등으로 조작된 점 ▲망인 사후 진단명을 변경하거나 추가 및 삭제하는 등으로 조작한 점 ▲패혈증과 전혀 무관한 간질을 패혈증 사망의 원인으로 기재한 점 ▲패혈증 증상을 간질로 오진한 후 간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뇌파 결과지를 고의로 의무기록에서 누락시킨 점 ▲망인 사후 7년이 지난 뒤 진료기록에 ‘진단명 간질’을 새로이 추가 기재하였다가 다시 삭제한 점 ▲망인의 간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뇌파검사 결과지가 없는 상황에서 뇌 CT 결과에 간질이 없는 점 ▲망인의 패혈증 증세에 대해 긴급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아 패혈증으로 사망한 점 ▲망인의 패혈증 증세가 심각하였음에도 전혀 적절하고도 긴급한 치료를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간호 기록지를 삭제했다가 끼워 넣은 점 ▲진료기록 양식을 변경하고 의사처방지, 경과일지, 협진의뢰서에 작성 시간을 추가하고 동일한 작성 시간을 기재하거나 다음 날 의사처방지가 전날 의사처방지보다 작성 시간이 앞서는 등으로 의무기록을 조작한 점 ▲의사 처방지에 없는 검사에 처방 의사를 추가 기재하는 식으로 조작한 점 등을 들면서 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사 요청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 하나도 그에 대한 수사 결과가 불송치 결정서에 기재되지 않았다. 

 

심지어 경찰에서는 S병원 측에서 망인이 입원 전인 2011. 12. 9. 박승원씨가 요양원(케어센터00)에 의뢰해 나온 이원의료재단의 혈액검사 결과(2011.12.10.)마저도 마치 망인이 입원(2011.12.11.)후 병원 측의 병리검사실에서 한 것처럼 말한 주장을 아무런 검증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불송치 이유에 인용하였다. 

 

사건 송치받은 수원지검 평택지청에서도 이를 그대로 불기소 이유에 인용하는 우를 범하였다. 또한 이의 잘못됨을 박씨가 지적하였으나 수원고등검찰청에서는 실체적 진실에는 눈을 감은 채 그대로 기각하였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수사관은 사건의 실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특히 위와 같은 수사요청 사항 중 상당수는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감정을 의뢰할 당시 함께 의뢰할 수 있었던 것임에도 감정 사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점은 본건 수사가 절대적으로 미진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네 번째로는 병원 측의 변명에 관해 어떠한 검증도 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즉 수사관도 인정한 바와 같이, 박승원 씨가 진료기록부 등을 발급받을 때마다 1차 발급할 때 없었던 내용이 추가되었고, 처방일/보고일보다 출력일/출력자가 7개월 정도 앞섰으며, 뇌파검사결과지도 없이 간질이 진단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박승원씨는 항고자을 통해 “상식이나 일반적인 의료기록 관행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 지극히 예외적인 현상으로서, 이러한 부분들을 완벽하게 해명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로 조작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며, 철저히 검증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신청인이 발급받은 의료기록이 작성된 시기가 망 김학순이 사망하기 이전이라는 변명을 쉽게 수긍해서는 안 되고, 누락 발급되었을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조작의 심증을 가지기 충분하다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관은 병원 측 변명에 대해 어떠한 검증도 없이 신청인의 착오 또는 의료 지식 부재에 기한 결과라는 식으로 결론 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박승원씨의 진실 찾기는 계속되고 있다. 

 

박승원 씨는 수원고등법원 제8-2형사부(재판장 민정석)가 지난 3월 20일 자로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 및 수사기록만으로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를 들면서 재정신청 사건을 기각하자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정신청 기각에 대한 항고장을 4월 11일 자로 접수했다.

 

박승원 씨의 모친 사망을 둘러싼 진실 찾기 게임의 마지막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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