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의 사기행위에 계좌명의 빌려준 남편의 손해배상책임 없다는 이유는...

정수동 기자 | 기사입력 2024/04/18 [00:04]

처의 사기행위에 계좌명의 빌려준 남편의 손해배상책임 없다는 이유는...

정수동 기자 | 입력 : 2024/04/18 [00:04]

▲ 대구지방법원 대구지법 법정 법원  자료사진     (사진 = 법률닷컴)

 

처의 유사수신행위에 계좌명의를 빌려준 남편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에서 부부 사이에 계좌제공 시 어떠한 금전거래에 이용하는 것인지 모두 관련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이 부정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4민사단독(재판장 김진희 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선정자인 처의(C씨)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남편인 선정당사자 B씨의 청구는 기각했다.(대구지방법원 2024. 4. 3. 선고 2023가단132142 판결)

 

B씨와 처인 C씨는 2014.7.8.경 설립된 사실상 다단계 방식의 화장품 판매 회사의 당진 본부장이었다. 

 

C씨는 2015년경부터 직접 투자자들을 모집하거나 당진본부 소속 회원들에게 투자자 모집을 독려하는 역할을 맡았다. B씨는 2015년경부터 C씨를 보조하면서 본사로부터의 수당 수령 또는 당진본부 소속 회원들에 대한 추천수당 등의 지급에 자신의 계좌를 이용하도록 하고, 당진본부 소속 회원들에 대한 수당 지급, 전산관리 등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A씨는 2016. 7.경 회원으로 가입하여 회사에 투자하고 원금과 배당금을 지급받은 바 있다. 

 

C씨는 2021. 1. 17. A씨에게 회사가 인수하려고 하는 ‘센트럴인사이트’라는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자신에게 돈을 빌려주면 2021. 5. 20. 원금과 함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2021. 5. 20.에 원금 1억 원과 이익금 6,000만 원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현금보관증을 작성하여 주었다. 

 

당시 C씨는 자신은 100억대 자산가로 건물이 2채 있고 아들 명의의 부동산이 있으며, 만일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위 건물에 들어와 살아도 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C씨가 언급한 당진시 수청동 소재 건물 2채와 대지의 소유 명의자는 남편인 B씨였다. 

 

A씨는 C씨가 지정한 B씨의 예금계좌로 2021. 1. 23. 3,000만 원, 2021. 1. 30. 7,000만 원을 각 송금하였다. 

 

B씨와 C씨는 유사수신행위를 하고, 다단계판매조직 등을 이용한 금전거래를 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23. 2. 2. 확정되었다. 

 

김진희 부장판사는 C씨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A씨 본인의 판단으로 선택한 투자금이었다는 B씨의 주장에 대해 “회사에 대한 투자와 별개로 C씨의 변제 능력과 보유 재산을 믿고 대여한 것이라고 인정되므로, B씨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의 공동불법행위책임 성립 여부와 관련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위 편취행위와 객관적으로 관련한 피고의 공동의 행위나 교사 또는 방조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C씨가 투자자들로부터 회사 투자금을 B씨의 예금계좌로 송금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B씨 역시 당진본부장으로서 업무에 관여하였으므로 편취의 미필적 고의 역시 인정되므로 전자금융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접근매체의 대여에 해당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C씨가 투자자들로부터 회사의 투자금을 수수하거나 A씨로 부터 차용금을 수령한 것에 BTl의 예금계좌 제공이 상당한 정도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즉,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와 달리 이 사건과 같은 투자금 내지 차용금 편취행위에서 투자금을 송금받는 계좌가 중요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B씨가 예금계좌를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C씨는 다른 예금계좌를 통하여 또는 직접 편취금을 수령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또한 C씨와 B씨는 부부 사이로, B씨의 예금계좌를 이용하여 회사의 투자금 수취를 수취하는 것 외에도 금전거래를 할 수 있는데 이에 관하여 B씨가 모두 관련되었다고 볼 수 없고, B씨로서는 회사의 투자금 수취 외 별개의 금전거래를 통한 편취행위에 자신의 예금계좌가 이용될 것이라는 점에 관한 예측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진희 부장판사는 이 같이 판단한 후 “따라서 B씨가 회사의 투자 유치행위와 관련하여 공범으로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만으로 이 사건 편취행위와 관련된 공동의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이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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