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자신이 낳은 신생아를 사망하게 만든 3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경주지원 형사 1부 (재판장 최승준 부장)는 최근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 (32)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14년 6월 경주시 한 병원에서 출산한 영아를 집 별채에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 대구지방법원 법원 형사법정 대구지법 자료사진   (사진 = 법률닷컴)

그는 처음 만난 남성과의 성관계 후 원치 않은 임신으로 출산을 하자 이를 집 본채에 살고 있던 가족들에게 숨기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병원에서 출산 후 3일 만에 퇴원한 뒤 집 별채에 데려온 갓 난 딸이 분유를 먹고 잠이 들자 머리까지 이불을 덮어씌운 뒤 2시간 동안 외출했다. 결국 영아는 사망했고 외출 뒤 돌아온 A 씨는 사체를 쓰레기 집하장에 버렸다.

A 씨의 범행은 출산 사실은 있으나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영아’ 사례를 조사하던 경주시에 의해 발견됐다.

재판부는 “신생아 생존과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유기해 사망해 이르게 한 것”이라며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건 당시 피고인이 20대 초반으로 출산 직후 정신적 충격으로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영아에게 충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점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법률닷컴 김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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