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산하기관인 마포문화재단 소속 미화원에게 반말과 현장지휘봉으로 반복적으로 허공을 가르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마포구청장이 지인의 민원 제기에 사실을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고 그 책임을 미화원들에게 강압적으로 물으면서 일어난 일이다.
논란의 시작은 마포아트센터 2층(서울시 마포구 대흥로 20길 28) 여성 샤워실 앞쪽에서 지난 2월 14일(금) 오전 8시 40분경부터 9시 30분경 사이에 발생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날 마포구의회 제7대 자유한국당 소속 문정애 전 구의원이 마포아트센터 내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전화를 받고 현장에 나왔다.
마포아트센터 헬스장 등록 고객인 문정애 전 구의원은 박 구청장과의 전화에서 ‘마포구청장이 예산을 주지 않아 재단 직원들이 마포구청장 욕을 한다’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이유로 박 구청장이 발끈해 사소할 수도 있는 휴지 문제 때문에 산하기관에 출근 전 직접 나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박 구청장이 문 전 구의원의 전화통화 내용 때문에 감정이 격앙되어 있었던 듯 현장에 나온 후 매우 거칠게 행동했다는 점이다.
“미화 반장은 왜 그러냐. 어디 노동조합 소속이냐”
마포아트센터 복수의 관계자들은 20일 취재에서 박강수 구청장의 14일 발언과 행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박강수 구청장은 14일 오전 8시 40분경 마포아트센터에 도착했다.
박 구청장은 현장지휘봉으로 “너네들은 여태까지 뭐했어”, “37만 마포구민을 책임지고 있는 내가 지금 휴지 하나 때문에 여기를 와야 돼?”라고 질타했다.
미화 반장이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으나 박 구청장이 말을 가로막으며 “나 지금 센터장이랑 이야기하고 있잖아”라고 반말을 하였다.
미화 반장이 억울하여 고개를 돌려 혼잣말로 불만을 말하자 박 구청장은 그 모습을 보았던 듯 “어디서 입을 안 다물고 있어?”라고 말했다.
참지 못한 미화 반장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소란이 커지자 주변 사람들이 말려 상황은 종료되었다.
박 구청장의 이 같은 갑질 여진은 이어졌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경 마포구청 김성희 정무실장이 마포아트센터에 온 후 2층 여성 샤워실의 휴지 비치와 기타 환경개선에 대해 조치하였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다.
김 정무실장은 “미화 반장은 왜 그러냐. 어디 노동조합 소속이냐” 물었다. 미화 담당 직원은 “한국노총 노동조합”이라고 대답하였다.
김 정무실장은 이후 재단 센터장에게 미화 반장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였다. 이에 재단 센터장은 “제가 다 책임지고 제 불찰입니다”라고 답했다.
미화 반장 A씨는 20일 취재에서 “마포아트센터 화장지 예산은 약 850만원으로 배정되어 있고, 마포구의회 예결위를 통해 확정받아서 집행하기에 모든 화장실에는 휴지가 당연히 늘 비치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정애 전 구의원이 휴지가 비치되어 있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한 장소는 2층 여자샤워실과 탈의실 사이에 있는 휴지 걸이다. 이 장소는 2층 샤워실 이용고객들이 용도 외 사용을 많이 하면서 낭비가 심해 비치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이 같은 전후 사정을 파악하지 않은 채 질타부터 먼저 했다. 구청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재)마포문화재단노동조합 관계자는 “다양한 이용객이 많이 찾는 마포아트센터의 공공성을 민원인 1명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마포구청장까지 직접 내방할 정도로 친분을 과시하며 재단의 여러 직원에게 갑질한 점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인 미화 직원에게 마포구청장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서는 반말과 현장지휘봉으로 삿대질하며 갑질한 점. 이후 마포구 정무실장이 다시 찾아와 미화 반장의 뒷조사 및 향후 거취에 대해 조치할 것을 재단 센터장과 소속 부서장에게 지시한 점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성희 정무실장은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위해 먼저 노조원 여부를 물은 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노조 소속을 물어본 것은 사실이지만 신변조치를 하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마포구청 "1인 민원 때문에 현장점검 나선 건 아니야"
마포구청은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문정애 전의원 1인의 민원 때문에 현장점검에 나선 게 아니다"면서 "'예산이 없어 화장지가 없다'라는 다수의 민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마포구 출연금이 매년 약 58억원에 달하는데, 예산이 없어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민원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센터를 방문한 것"이라 밝혔다.
계속해 "복도 내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얘기하면서 순식간에 현장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럽게 되었다. 구청장이 센터장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시선을 돌리자 그 과정에서 미화반장이 기분이 상했던지 구청장에 달려들 듯 얘기하여 주변 직원들이 말렸다.
구청장이 '어느 용역이길래 저렇게 무례하냐'고 한 말을 '어느 놈이라 했느냐'로 오인한 미화반장이 항의하였으나, 주변 사람들이 ‘어느 용역이냐’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주며 일단락되었다"고 해명했다.
또 "이 과정에서 미화원에게 '이빨 안 닫아”라고 말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성희 정무실장은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위해 먼저 노조원 여부를 물은 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노조 소속을 물어본 것은 사실이지만 신변조치를 하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박강수 구청장의 갑질 시비에 대해서는 “인사권자가 와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미화 반장이라고 그러면서 입을 꽉 다물고 이야기하니까 이빨 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한쪽으로 모시고 가서 ‘그러면 어떡하냐며 그렇게 하지 마시라’고 둘이서 이야기한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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